위로가 되어 줄 시

시詩 <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His 제이 2025. 5. 2. 21:31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시인 김영랑 1934. 4
《The Peony Garden, 1887》 Claude Monet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입니다.
다시 기다릴테니까요,  모란이 피기까지.
지금 흐르는 눈물이 마르지 않아도
나는 믿어요, 나의 봄은 올 것이라고.
 
 
 
 
 
 
 

-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