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어 줄 시

시詩 < 편지 - 어머니께 > 이해인

His제이 2025. 6. 9. 20:45

 

편지

- 어머니께

 

 

어제를 보내고 돌아와

닫힌 창을 열면

순백의 옷을 입고 오는

정결한 아침

 

어머니

때로는 슬픔이 기다리는

좁은 돌층계를 기쁘게 오르다가

갑갑하게 돌아와 부른

나의 노래가 한숨일지라도

 

진정 오랜 날 하늘을 안고

깊은 마음 밭에 물을 뿌리게 한

신앙은 또 하나의

목숨이었습니다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짧은 여정을 위해

얼마나 성스럽게 짐을 꾸려야 할지

그 한 분의 큰 손이

나의 어깨를 치셨습니다

 

부르시는 소리에 옷깃을 여미며

처음인 듯 새롭게

가득히 안아 보는

은혜로운 햇살

 

어머니

일출의 바다는 또한

일몰의 바다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님이 오실 그 바다에서

당신을 만나겠지요

 

짙푸른 파도 같은

노래를 태우며

가야 할 아침들이 기도에 젖어

늘 깨어 있었으면 합니다

어머니

 

 

이해인  2016,「민들레의 영토」에서

Felix vallotton 作

 


 

 

 

 

일출의 바다는 또한

일몰의 바다임을 기억할게요.

 

 

 

 

 

 

 

 

 

 

 

-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