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어 줄 시

시 <봄날의 꿈> 설도

His 제이 2023. 4. 20. 08:49

🌟오늘은, 중국 당나라시대에 살았던 여성 시인이 쓴 슬픈 사랑시를 읽어 볼게요. 우리나라로 치면 통일신라시대 사람인데요, 이렇게 애틋한 시를 짓었다니 감탄스러워요. 마음 담아 읽어 봅니다.
 
 
 
 

봄날의 꿈

 
꽃이 피어도 함께 볼 사람 없고
꽃이 져도 함께 볼 사람 없는 봄.
묻고 싶어요, 그대 어디쯤 계신지요?
꽃이 피고 또 지기도 하는 날에.
 
풀을 따서 한마음으로 엮어
내 마음 아는 그대에게 보내려고 합니다.
봄의 시름 이를 물고 끊으려 했건만
어디선가 다시금 새가 슬피 웁니다.
 
꽃잎은 날로 바람에 시들어가고
그대 만날 날은 아득히 멀기만 해요.
그대 마음과 내 마음 맺지 못하고
부질없이 풀잎만 묶어봅니다.
 
견딜 수 있을까요. 꽃가지 가득한 꽃잎.
안타까워라 그대 생각하는 마음이여.
눈물이 주르르거울 앞에 떨어지는 아침
그대는 아시는지, 모르시는지요...
 
-설도

 
 
 

 
🌸이 봄날,
 
아름답고 좋은 것을 같이 보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인데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소식 조차 알 수 없는 슬픈 봄을 지냈을 시인이 안쓰럽고 가여워요.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못할 아픔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이후에 어떤 결말을 맺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시인이 힘내어 잘 견뎠기를 바라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기를 바래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시인과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로합니다.
 
맺어짐은 시작일 뿐 이후로 함께 감당해야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 그 쉽지 않은 과정이 진짜 사랑을 증명하는 단계이므로,
 
내가 원하는 것과 다른 결과를 맞이하게 될 때는 '이것이 서로에게 가장 좋은 결론이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도 좋아요.
 
나는 무엇이 최선인지 알 수 없으니까. 다만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고, 서로에게 가장 좋은 길로 인도 되어지기를 하늘에 맡기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고 나면 우리에게 가장 합당한 사람을, 서로 만날만한 때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믿어요 :)
 
 


 
 
 
 
 
 
 

23:03 pm

춘망사라는 시에 대해 좀 더 알아보니 설도라는 시인의 생애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그저 애틋한 감성으로 시를 잘 쓴 시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연이 깊었다.
 
상반된 두가지 이야기가 있어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돌아올 수 없는 사연을 알게 된 설도는 그를 단념했다고..
 
결국 설도는 사랑했던 사람을 잊지 못하고 그를 그리워하며 독신으로 살다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안타깝다. 참 아름답고, 기품 있고, 재능있는 여인이었는데..
 
그 사람만큼 좋은 사람 만나 사랑 주고 받으며 살았다면 좋았을텐데..
 
그러나 그녀가 선택한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아픔인 동시에 기쁨이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