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밤 / 나는 외롭지 않아>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오늘은 세상 평온한 느낌이 드는 시를 읽어 볼게요. 엄마 품에 안긴 아기의 심정과 아기를 품에 안은 엄마의 심정을 느껴보며 마음 담아 읽어 봅니다 :)
밤
아가야, 이제는 잠을 자거라
이제는 석양이 타오르지 않는다
이제는 이슬밖에 더 반짝이는 것이 없구나
나의 얼굴보다 더 하얀 그 이슬이
아가야 이제는 잠을 자거라
이제는 길도 말이 없단다
이젠 개울밖에 더 웅얼거리지 않는구나
나만 홀로 남아 있단다
평원은 안개로 잠겨 있는데
벌써 파란 한숨은 움츠러들었구나
이제 세상을 쓰다듬는 건
부드러운 평온의 손길이란다
아기는 자장가 소리에 맞추어
잠이 들었다
대지도 요람의 미동에
잠이 들었다
나는 외롭지 않아
산에도 바다에도
밤은 홀로 외로운데,
너를 안아 흔들고 있는 나는,
나는 외롭지 않아.
달은 바다로 들어가고
하늘은 홀로 외로운데,
너를 안고 있는 나는,
나는 외롭지 않아.
세상은 홀로 버려지고
사람들은 슬픔에 젖어 있지만,
너를 안고 있는 나는,
나는 외롭지 않아!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엄마 품에 안긴 아기. 고요함이 드리운 밤. 평화로움이 감도는 엄마의 품.
엄마의 고백. 세상은 외로움 투성이지만 너를 안고 있는 나는 외롭지 않아.
시인의 일생을 알면 이 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소개하는 바,
미스트랄은 남아메리카에서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여류 시인이에요.
칠레 북부의 한마을에서 태어난 그녀는 교사, 대학교수, 문화부 장관, 외교관 등으로 활동하면서
억압받는 어린이, 여성, 전쟁피해자, 가난한 사람 등의 목소리를 대변하였어요.
첫사랑과 양아들의 죽음으로 겪은 큰 아픔을 종교적 경지에 이르는 사랑으로 승화시켰고,
무한히 자애로운 어머니와 같은 희생적 사랑을 끝까지 베풀었어요.
그녀의 시에서 아픔과 슬픔을 어루만지는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이 느껴집니다.
자, 그럼 다시 한 번 읽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