Ω힐링그림책 / 너도 갖고 싶니? :: 앤서니 브라운
너도 갖고 싶니? (2008)
LOOK WHAT I'VE GOT?
앤서니 브라운 / 웅진주니어

샘은 산책을 갔어요.

제레미가 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어요.

"이거 봐, 새로 산 거야."
제레미가 말했어요.
"너도 갖고 싶지?"

"내가 타는 거나 봐."

"괜찮아?"
샘이 물었어요.
제레미는 노려보았죠.

샘은 공원으로 갔어요.
퍽!

제레미가 새 축구공을 갖고 놀고 있었어요.
"이거 봐. 새로 산 거야."
제레미가 말했어요.
"너도 갖고 싶지?"

둘은 함께 축구를 했어요.

하지만 제레미는 잘 하지 못했어요.

갑자기,

퍽!



공원지기 아저씨는 그다지 기분 좋아 보이지 않았죠.

샘은 가게 앞을 지나갔어요.
제레미가 막대 사탕이 가득 담긴 커다란 봉지를 들고 나왔어요.

"이거 봐. 새로 산 거야."
제레미가 말했어요.
"너도 먹고 싶지?"
제레미는 혼자 사탕을 다 먹어 치웠죠.

갑자기 제레미가 주저앉았고....

샘은 계속 길을 갔어요.
마을을 벗어나 숲으로 향했어요.

고릴라 한 마리가 샘 앞에 불쑥 나타났어요.

샘은 덜컥 겁이 났어요.

하지만 고릴라도 역시 제레미였죠.
"이거 봐. 새로 산 거야."
제레미가 말했어요.
"너도 갖고 싶지?"

샘은 그냥 숲에 있었어요.
제레미가 나타났어요.
"이거 봐. 새로 산 거야."
제레미가 말했어요.
"너도 갖고 싶지?"

"아니, 천만에."
샘은 이렇게 말하고, 계속 길을 갔어요.

그런데 숲은 해적들 천지였어요.
해적들이 제레미를 덮쳤어요.

해적들은 제레미를 널빤지 끝으로 걸어가게 했죠.

풍덩!

샘은 되돌아와서 제레미를 물속에서 꺼내 주었어요.
"빨리 해."
제레미가 짜증을 내며 말했어요.
"우리 아빠가 오후에 동물원에 데려간다고 했단 말이야.
너도 가고 싶지?"

하지만 샘은 듣고 있지 않았답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샘인데, 주인공의 대사가 두 마디 밖에 없다.
"괜찮아?"
"아니, 천만에."
우리는 두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 그 내면을 들여다 본다. 우리는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
제레미는 자기가 가진 것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려 한다. 자신의 그림자를 자랑하면서...
그런 그의 내면은 공허함 그 자체인 듯 하다. 밑이 뚫려 있어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반면 샘은 그림자에 집착하지 않는다.
제레미가 이거 갖고 싶지 않냐고 몇 번이나 물어도 대답 않던 그가 나중에 "아니, 천만에."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확실히 알 수 있다.
자신의 평온한 일상에 자꾸만 끼어드는 친구에게, 샘은 흔들리지 않고 엮이지 않으면서도 그와 함께 하고 있다.
무심하면서도, 걱정해주면서도, 같이 놀아주면서도, 구해주면서도...
그리고 가던 길 계속 간다. 제 갈 길 간다.
진정한 자아란 이런 것이 아닐까? 아무 것도 보태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한.
그 자아란 나의 소유가 아님을 안다면 훨씬 가볍고 편안하다.
내가 곧 나인데, 나의 자아가 내 것이 아니라고?
맞다. 그 자아가 내 것이 아니라 창조자의 것임을 안다면, 나를 찾기 위해 애쓰는 수고가 밑이 뚫려 채우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헛수고임을 알게 될 것이다. 거기서 부터 참된 자유가 온다.
우리가 할 일은 다만 내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고 주어진 길을 가는 것.
나의 평온한 일상에 자꾸만 끼어드는 누군가에, 흔들리지 않고 엮이지 않으면서도 그와 함께 해주고 도움이 필요할 때 손잡아 주는 것.
더 나아가 아무도 미워하지 않음과 끝까지 사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