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어 줄 시

시 < 두 번은 없다 >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His제이 2023. 7. 13. 07:14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끝과 시작」중에서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시인은 말해요.
 
두 번은 없다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이런 말을 남겼어요.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맞지요. 강물은 쉬지 않고 흐르니 처음 담갔던 물은 이미 흘러가버렸고 다음 번에 담그는 물은 다른 물길인거죠.
 
같다고 느낀다면 처음 순간의 기억이 지금과 동일시되는 착각일테죠.
 
 
강물만 달라질까요?  강물에 발을 담그는 나도 달라지지요.
 
오늘 이 강물에 발을 담그는 나와 미래에 발을 담그는 나는 같지 않아요. 시간이 흐르며 나의 생각도, 관점도, 기억도 달라지므로.
 
오늘 어렵고 힘들었다고 내일도 똑같이 어렵고 힘들거라는 예상은 트릭이예요.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마음 먹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이 인생의 비밀인걸요.
 
 
시인이  말해요.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고...
 
이 세상에 낙제란 없다고..
 
그러니 실수하고 실패(굳이 그것을 실패라고 말한다면)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말기로 해요.
 
실수를 통해서 얻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타인과 더불어 내가 이 세상에서 잘 지내는 일.
 
시인의 말처럼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일치점을 찾아보는 거예요. 우리가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면서..
 
 
시인은 너는 존재하기에 사라질 것이고, 너는 사라지기에 아름답다고 했는데
 
너는 존재하기에 영원할 것이고, 너는 영원하기에 아름답다고 한다면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영원하고 아름다운 존재에게 걸맞는 대우를 해주어야하겠죠.
 
존중과 사랑을...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존중과 사랑으로 대할 수 있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바래요.
 
우리가 보낸 사랑은 다시 우리를 향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
 
 
 
 
 

 

 
 
 
 

p.s. '일요일에 심장에게'라는 시를 읽어 본 적 있나요?

 
꽤 재밌는 발상의 시인데 이 시의 작가가 창작했어요. 한 번 읽어보는 것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