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어 줄 시

시<사람들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서>라이너 마리아 릴케

His 제이 2023. 10. 3. 19:05

 

사람들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서

 

 

사람들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서 달아나려 합니다.

박해받으면 갇혀 있는 감옥에서 풀려나려는 듯이

 

그러나 이 세상은 하나의 위대한 기적입니다.

나는 느낍니다.여기에는 모든 삶이 살고 있다고.

 

그러나 대체 누가 사는 것이겠습니까?

 

연주되지 아니한 선율이 하아프 속에 깃들여 있듯이

저녁 어스름 속에 숨어 있는 것들이겠습니까.

 

물 위에 불어 오는 바람이겠습니까,

신호를 주고받는 나뭇가지겠습니까,

 

향기를 풍기는 꽃송이겠습니까,

늙어 가는 긴 가로수 길이겠습니까,

 

오고가는 따뜻한 동물들이겠습니까,

갑자기 떠오르는 새들이겠습니까.

 

대체 누가 사는 것이겠습니까, 신이여, 당신입니까

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람들은 모두 달아나려고 한다.

자신에게 지워진 의무로부터.

그 의무란.. 자신에 대한 집착에서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 

즉 서로 사랑하는 것. 

 

시인은 또 말한다.

이 세상은 하나의 위대한 기적이라고.

여기에는 모든 삶이 살고 있다고.

 

나 또한 묻고 싶다.

이 세상을 가득 채워 살고 있는 것이 누구인지를.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다 생각하지만

정작 살고 있는 것은

보이지 않게 우리를 돌보는 당신이 아닌지를.

 

 

 

 

 

 

 

 

 

Riner Maria Rilke (1875~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