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미움받을 용기> #38‘용기부여’를 하는 과정 /기시미 이치로
‘용기부여’를 하는 과정
먼저 과제를 분리할 것,
그리고
서로가 다름을 받아들이면서 대등한 수평관계를 맺을 것
과제의 분리에 대해 설명할 때 ‘개입’이라는 말을 쓴다. 타인의 과제에 불쑥 끼어드는 행위를 뜻한다. 그러면 왜 인간은 개입을 하는 걸까? 그 배경에는 사실상 수직관계가 있다. 인간관계를 수직으로 받아들이면, 상대를 자신보다 아래라고 보고 개입을 한다. 상대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끈다, 내가 옳고 상대는 틀렸다고 믿는다.
여기서 개입은 조종과 다름없다. 어린아이에게 ‘공부해’라고 명령하는 부모가 그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은 선의로 말했는지 몰라도, 결국은 양해도 구하지 않고 남의 일에 불쑥 끼어들어서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조종하려고 하는 것이다.
수평관계를 맺으면 개입도 사라진다. 아이가 공부하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부모와 교사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입이란 타인의 과제에 불쑥 끼어들어 ‘공부해’ ‘대학에 가야해’하고 지시하는 것 뜻한다.
반면 지원이란 과제의 분리와 수평관계를 전제로 한다. 공부는 아이의 과제라는 것을 이해한 상태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공부하라고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스스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강제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과제를 분리한 상태에서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과제를 하는 것도 본인이고, 과제를 하겠다고 결심을 하는 것도 본인이다.
또한 칭찬하지도 야단치지도 않는다. 이러한 수평관계에 근거한 지원을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용기부여’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 과제를 앞에 두고 망설이는 것은 그 사람에게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능력이 있든 없든 ‘과제에 맞설 용기를 잃은 것’이 문제라고 보는 것이 아들러 심리학의 견해이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건 뭘까? 잃어버린 용기를 되찾는 것이다. 인간은 타인으로부터 칭찬을 받을수록 ‘나는 능력이 없다’는 신념을 갖게 된다. 만약 당신이 칭찬을 받고 기쁨을 느낀다면, 그것은 수직관계에 종속되어 있으며 ‘나는 능력이 없다’고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칭찬은 ‘능력 있는 사람이 능력 없는 사람에게 내리는 평가’이기 때문이다.
칭찬받는 것이 목적이 되면 결국은 타인의 가치관에 맞춰 삶을 선택하게 된다. 먼저 과제를 분리할 것, 그리고 서로가 다름을 받아들이면서 대등한 수평관계를 맺을 것, ‘용기 부여’란 그 과정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고가 후미타케
정말 사랑한다면 상대방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기.
개입은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상대방을 조정하려는 힘이 작용하므로.
누군가 나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나의 과제에 개입하려고 할 때
도와주려는 마음은 고마우나 나의 일이니 스스로 해보겠다,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겠다, 하고 정중히 거절하기.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를 스스로 수행해야 하지.
과제에 맞설 용기를 잃은 이에게
칭찬도 야단도 개입도 하지 말고,
스스로 직면할 수 있도록 곁에서 격려해주자.
옳고 그름을 가리는 관계에 화목은 있을 수 없어.
수평의 관계에 우리를 놓아 서로의 의견을 들으며 화목하게 지내자.
이 모든 것을 사랑으로..
Alfred Adler (1870 ~ 1937) 오스트리아, 정신의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