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어 줄 시
시 <가을의 구도> 노천명
His제이
2023. 10. 24. 08:16
가을의 구도構圖
가을은 깨끗한 새악시처럼
맑은 표정을 하는가 하면 또
외로운 여인네같이 슬픈 몸짓을 지녔습니다.
바람이 수수밭 사이로
우수수 소리를 치며 설레고 지나는 밤엔
들국화가 달 아래 유난희 희어 보이고
건너 마을 옷 다듬는 소리에
차가움을 머금었습니다.
친구여! 잠깐 우리가 멀리합시다.
호수같은 생각에 혼자 가마안히
잠겨 보고 싶구료 ...
노천명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十月 「달은 내려와 꿈꾸고 있네」중에서
가을은
이리 보면 맑은 표정
저리 보면 슬픈 몸짓,
아마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이
이리저리 달라지는 이유.
가을 특유의 정취와 고독함은
찾는 이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나에게 찾아 온 가을.
아무리 좋은 사람도 잠시 멀리,
호수같은 생각에 혼자 가만히
잠겨 보리라.
노천명(盧天命1911~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