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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07일의 본질은 공헌이다/기시미 이치로

His 제이 2023. 12. 13. 07:39

 

일의 본질은 공헌이다

 

 

 

 

우리는 뭘 위해 일할까? 나는 공헌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면 공헌한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공헌감을 통해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인간관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그 관계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이것이 일로써 우리가 행복해지는 과정이다.

 

공헌이란 나 자신은 내팽개치고 남을 위해서만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물론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 타인을 구하려는 사람도 있다. 그런 행동을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그것이 멋있다고 해서 남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이를 중성행동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공헌은 자신을 희생하며 고통을 감내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세상에 쓸모가 있어짐으로써 일이 즐거워지는걸 뜻한다. 내가 하는 일이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보수를 받는다 해도 행복해질 수 없다. 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누군가를 희생해 이익을 얻는 일이라면 행복을 느낄 수 없다.

 

물론 공헌감을 느낀다 해도 장시간 힘든 노동을 하면서 충분한 보수를 받지 못한다면 큰 문제다. 그래도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좋아하는 그 일로 공헌할 수 있는지 여부다. 그에 따라 매일의 삶이 달라진다.

 

지금 하는 일에 공헌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청년이 있었다. 수입은 많지만, 자신이 하는 일이 사람들을 불행에 빠뜨린다고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돈만 많이 벌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의사나 변호사로 진로를 변경하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대학에 가야 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내가 입시 공부를 시작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니 그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매일 밤늦게까지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책을 펴자마자 곯아떨어진다는 것이다.

 

만약 그 청년이 출세를 위해 의사나 변호사를 꿈꾼다면 공부가 힘겨워질 때 쉽게 포기할 것이다. 자기 자신 외에는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공부한다는 뜻이다. 만약 그가 돈을 많이 버는 것 혹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이 중요해 의사나 변호사가 되려고 결심했다면 나 역시 다시 생각해 보라고 했을 것이다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신학자이자 철학자, 오르가니스트였으나 별안간 아프리카행을 결심했다. 그는 30대에 학자와 예술가로 바쁜 생활을 하는 틈틈이 아프리카인을 돕기 위해 의학 공부를 했다. 그가 의대에 들어간 것은 의학적 관심보다 인도적 견지에서였다. 그에게 오르간을 가르친 샤를 마리 비도르는, 주변에서 왜 슈바이처를 말리지 않았느냐고 비난받자 이렇게 말했다.

 

신이 부른 모양이야. 신이 부른다는데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천직은 영어로는 콜링calling, 독일어로는 베루프Beruf로 둘 다 신의 부름을 받았다는 뜻이다. 내 친구 역시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열망이 없었다면 바쁘게 생활하는 와중에 의대 입시 공부까지 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처럼 사명감을 갖고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일하는 사람은 의무감으로 일하는 사람과는 일하는 자세부터 다르다. 두 경우 모두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후자는 시키는 일이든, 스스로 찾아 하는 일이든 자발적으로 하지 않는다.

 

「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 기시미 이치로 

 
 
 


 

 

공헌은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일반적인 것이야. 나는 이것이 모든 사람에게 부여된 의무이자 축복이라고 생각해.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나의 존재가 세상에 쓸모가 있어진다면 삶의 보람이 느껴지고 일이 즐거워질거야. 재미있어질거야.

 

나 자신 외에는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는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공부하거나 일하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봐. 이것이 내가 공헌감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이야.

 

천직은 신의 부름을 받았다는 뜻이라지. 어떠한 열망이 내 안에 있거든 그것이 꼭 하나의 직업이 아니라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좋아하는 그 일로 공헌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어. 꼭 그랬으면 좋겠어 :)

 

 

- J -

 

 

 

 

 

 

기시미 이치로 (きしみいちろう 1956 ~ 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