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어 줄 시
시 <하이쿠 : 도끼질하다가>부손
His제이
2024. 1. 4. 20:26
도끼질하다가
향내에 놀라도다
겨울나무 숲
斧入て香におどろくや冬木立
부손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十二月 「편편이 흩날리는 저 눈송이처럼」중에서
코 끝에 엉긴 맑은 냉기와
연거푸 뿜어져 나오는 하얀 입김과
도끼질 소리만 탁탁 울려 퍼지는
메마른 겨울나무 숲을 상상해본다.
어느 평범한 날, 평범한 사내가
아무런 기대없이 일상적인 몸짓으로 제 할 일을 할 제,
선물처럼 피어난 향내에 몹시 놀라는 모습을.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은 시공간에
평범하지 않은 존재가 그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을.
- J -
요사 부손与謝蕪村(日本1716~1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