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어 줄 시
시詩 <제비꽃 연가> 이해인
His제이
2024. 8. 5. 21:27
제비꽃 연가
나를 받아 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 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내 작은 가슴속엔
하늘이 출렁일 수 있고
내가 앉은 이 세상은
아름다운 집이 됩니다
담담한 세월을 뜨겁게 안고 사는 나는
가장 작은 꽃이지만
가장 큰 기쁨을 키워 드리는
사랑꽃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삶 온통 봄빛으로 채우기 위해
어둠 밑으로 뿌리내린 나
비 오는 날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
작은 시인이 되겠습니다
나를 받아 주십시오
이해인 「내 혼에 불을 놓아」 에서

아껴둔 웃음, 아껴둔 눈물,
아껴둔 마음,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세상에선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꽃,
당신에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꽃.
당신을 기쁘게 하는 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받아 주소서.
- J -
시인 이해인 19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