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어 줄 시
시詩 <바람> 이경선
His 제이
2024. 8. 22. 21:50
바람
그대란 바람
이리도 거세게 불어오니
나 그저 흔들릴 수밖에
나는 다만
그대란 바람 맞이하는
한 그루 나무일 뿐이니
이경선 시집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에서

오늘 오후 내내 바람 한 점 불지 않더니
이 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쌩쌩 불어 댄다.
바람이 부니 떠오른 시 하나.
내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던 무언가를 흔들어 깨우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내 가슴속에 여전히 일렁이는 기억 하나를.
잠시 멈추어 귀 기울여 본다.
그 해 여름, 가득했던 소망에 대하여
지금은 묻혀버린 희망에 대하여.
- J -
시인 이경선 (199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