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어 줄 시

詩 < 넌 아주 특별한 아이란다 > 박노해

His 제이 2024. 10. 7. 22:12

 

넌 아주 특별한 아이란다

 
넌 아주 특별한 아이란다
자신감을 가져라, 기죽지 마라,
네가 잘하고 좋아하는 걸 해라
 
자라면서 나는 이런 말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
남보다 내가 잘난 것도
마땅히 못난 것도
자신에 대한 특별난 생각도 없이
동무들과 벌거숭이로 뒹굴며 자랐다
 
가난하고 힘든 날은
그저 언살 터지며 겨울을 나듯
참아내고 견뎌내고 지켜내고
서로의 언 손을 호호 불어주며
봄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었다
 
대신 아버지 없이 홀로 키우신
어머님의 엄정한 회초리와 함께
눈물 섞인 이런 말을 새겨왔다
 
너에게는 하늘 같은 맑은 눈빛과
햇살 같은 다정한 마음이 있단다
너에겐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을
좋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단다
 
아무도 널 보아주지 않는 듯한
그런 싸늘한 마음이 드는 날에도
하늘은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널 지켜보고 계시단다
 
힘들고 억울하고 원망이 생길 때마다
고귀한 뜻을 품은 깨끗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기도하거라
네 마음만은 누구도 어찌하지 못한단다
 
나는 울 엄니가 특별난 엄마이길 바란 적이 없듯
울 엄니도 내게 특별난 자식이길 바란 적이 없다
 
그렇게 나는
남보다 특별나겠다는 생각도 없이
남보다 잘나보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저 비할 데 없는 나 자신을 살아가며
사랑의 상처 난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에서

콰야 作


 
 
 
 
그저 비할 데 없는 나 자신을 살아가요, 우리.
 

- J -

 
 
 
 
 


 
박노해(朴勞解 195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