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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여름밤 (2)
때는 봄, 봄날은 아침🌿

여름밤 앞벌 논가에선 개구리들이 소낙비처럼 울어 대고, 삼밭에서 오이 냄새가 풍겨오는 저녁 마당 한 귀퉁이에 범산넝쿨, 엉겅퀴, 다북쑥 이런 것들이 생짜로 들어가 한데 섞여 타는 냄새란 제법 독기가 있는 것이다. 또한 거기 다만 모깃불로만 쓰이는 이외의 값진 여름밤의 운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달 아래 호박꽃이 화안한 저녁이면 군색스럽지 않아도 좋은 넓은 마당에는 이 모깃불이 피워지고 그 옆에는 멍석이 깔려지고, 여기선 여름살이 다림질이 한창 벌어지는 것이다. 멍석자리에 이렇게 앉아 보면 시누이와 올케도 정다울 수 있고, 큰애기에게 다림질을 붙잡히며, 지긋한 나이를 한 어머니는 별처럼 머언 얘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함지박에는 갓 쪄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오란 강냉이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오는 법이겠다..

여름밤의 풍경 새벽 한 시 울타리에 주렁주렁 달린 호박꽃엔한 마리 반딧불이 날 찾는 듯 반짝거립니다아, 멀리 계신 님의 마음 반딧불 되어 오셨습니까삼가 방문을 열고 맨발로 마중 나가리다 창 아래 잎잎이 기름진 대추나무 사이로진주같이 작은 별이 반짝거립니다당신의 고운 마음 별이 되어 날 부르시나이까자던 눈 고이 닦고 그 눈동자 바라보리다 후원 담장 밑에 하얀 박꽃이 몇 송이 피어수줍은 듯 홀로 내 침실을 바라보나이다아, 님의 마음 저 꽃이 되어 날 지키시나이까나도 한 줄기 미풍이 되어 당신 귀에 불어가리다 노자영 1938, 「백공작」에서 사랑은 마법이 아닐 수 없다.한 마리의 반딧불,반짝거리는 별,하얗게 핀 박꽃.그저 하나의 사물에 지나지 않는데사랑하는 이에게이 모든 것은 곧 그이다.눈에 보이지 않아도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