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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 (5)
때는 봄, 봄날은 아침🌿

꽃 없는 묘비우크라이나에게 시간의 열차 맨 뒤 칸에 서서지나온 시절의 영사기를 돌리면 쏘아 올린 포탄에아이들의 신발이 날아가고 산불에 집을 잃은 새들의완전한 멸종을 슬퍼하는 이들이저마다 작은 행진을 벌이고 있어요 이제는 작은 것을 말하고 싶어요 작은 거미가 만드는 집의조형적인 아름다움 새가 물고 날아가는 나뭇가지의가느다란 기쁨 번지는 저녁 그림자 아래고양이의 가르릉이 사고뭉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없이 걸어요 도시의 호텔은 고독한 눈동자부랑자는 끝내 들어갈 수 없는 두꺼운 철문 뒷골목에서 아동복을 파는 노점상이옷들의 긴 첨탑을 쌓아 올리고 네 이웃을 위로하라, 맨 꼭대기의 교회가닿을 수 없는 곳에 있어요 개들은 아름다워요존재의 불행을 깨무니까요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얼굴만을 기록해왔지만당신과 내가 같은..

호두의 것 역을 나오면서호두과자와 땅콩과자 냄새가 좋아엄마 생각이 난다 호두와 땅콩은 닮았고땅콩은 호두와 불화해 종이봉투 안에서불온전한 김이 솟는다이런 추운 날엔 다정한 불화가 좋아 세상의 불행은불운한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들고세상은 불의로 인해 굴러가지 입속에서 여러 번 구르며 잘게 부서지는 것 나는 쪼그려 앉아 호두를 깼을,땅콩 껍질을 벗겼을어떤 사람의 모습을 상상한다 호두, 누군가 심기로 결심하고 상상하기 이전에는존재하지 않았을; 지금 내 나이보다도 일찍 엄마가 되었고여전히 나의 하루를 궁금해하는 사람 엄마가 떠나고나도 떠난 세상을 종종 그려보면 그것은 또 그것대로 좋을지도 호두의 전부를 안다는 것그것은 호두의 고통을 껴안아본다는 것 단지 이 호두를 쥐고손이 차가운 사람에게 가고 싶다 이 호두..

둥근 탁자 현금만 받습니다지하상가에서 옷을 살 때 자주 듣는 얘기썩었어요, 썩었어, 뿌리부터요떨이로 산 야채를 꺼내면 듣는 얘기 하지만 도려내고 된장국을 끓이면 아주 맛있고 감자가 푹 익었어요내 가슴을 찌르던 남자와 아가씨 한 시간에 오만 원이요그런 소리가 들려오는 공주다방과 안마방 사이 안경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하고안경을 벗고 바라볼 때 세상은 수상하고 아름다워 넌 한국에서 행복하게 사는구나먼 나라에서 너는 말한다 이곳 사람들은 온화한 느낌의 탁자를 주문하기 위해일주일 치 급료를 바치기도 해 아주 깜깜한 밤에 잠깐 그어지는 선을 보기 위해창밖을 바라보기도 한다 탁자가 이 방을 근사하게 하는 것 같아그런 우리에게 인생은 속삭이지 영원한 것은 쉽게 사라지고영원하지 않은 것은 더더욱 쉽게 사라질 거야 ..

기억하는 빛 만져서 훼손된 것은 변상하셔야 합니다가게에 쓰인 문구를 따라 읽는다 훼손된 삶복구되지 않은 영혼의 일부 그것에 대해 생각하며천천히 걸어 미술관에 간다 인생은 축제이자 기쁨이고 사랑이라고말한 앙드레 브라질리에에게도죽은 자식이 있고그것이 그의 그림들을 얼마간 슬프게 만든다 장밋빛 하늘로 향하는 요트 경기*를보고 있다 접시마다 가게마다진저브레드와 눈꽃과 산타와 순록이 가득한크리스마스이브이고 그래도 세월은 때때로꽃을 등 뒤에 숨기고 놀래키려는 사람처럼기쁨으로 가득하다는 것을모르지 않는다 떠난다는 건 무슨 뜻이야?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야? 크리스마스의 고요한 안식을 바라는인공 빛과 로봇과 사람이 가득하다 다정한 선생님과 친구들이 오래된 교탁이 수수깡이지난 삶에 놓인 꽃다발 같고 빛은 회랑 아래를..

아주 슬픈 모리츠 씨 아주 슬픈 모리츠씨는일생에 두 번 넘어졌다 대입 시험에서 한번고객사 미팅에서 아주 큰 재채기를 해서 또 한번 아주 슬픈 모리츠 씨 양말 없이 구두를 신은해가 뜬 날 우산을 든그런 슬픈 모리츠 씨 삶과 죽음은 가고 오는 것 모리츠 씨의 할아버지가 가고조카가 가고 무지개의 빛이 문득빛나는 머리칼 같다 개를 데려온 사람은 해변의 개를 찍고아이가 있는 사람은 해변에서 노는 아이를 찍고 혼자 온 모리츠 씨는 해변에서 가만히 발자국을 찍는다 그런 모리츠 씨와 나는메리 에번스*와 함께저물어가는 해를 본다 시간을 물쓰듯 하던 시절이 있었다** 꿈속에서는 웃었던 기억이 없다멈추어 있는 게 좋았다 조금 투박하게겨울이 오고 있어, 말하면시작되는 음악 눈이 오는 소리로 시작되는 언어 오랜 겨울이 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