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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봄에 읽기 좋은 시 (12)
때는 봄, 봄날은 아침🌿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젓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시인 김영랑 1930.《시문학》 2호 올봄이 가기 전에 꼭 읽고 싶었던 시. 입시를 위하여 인수분해하듯 무심하게 읽었던 시. 이제는 내가 원하여 기쁘게 읽어보는 시. 이름은 귀엽고, 시는 섬세하고 부드러워서 당연히 여자 시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 충격이란! 로버트 브라우닝의 만큼이나 밝고 경쾌한 느낌은 꼭 햇빛 샤워를 하는 느낌. 깨끗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 어느 봄날,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던 시인의 소망. 나 또한 고요히 고운 봄 길 ..

꽃이 먼저 알아 옛 집을 떠나서 다른 시골의 봄을 만났습니다. 꿈은 이따금 봄바람을 따라서 아득한 옛터에 이릅니다. 지팡이는 푸르고 푸른 풀빛에 묻혀서, 그림자와 서로 다릅니다. 길가에서 이름도 모르는 꽃을 보고서, 행여 근심을 잊을까 하고 앉아 보았습니다. 꽃송이에는 아침 이슬이 아직 마르지 아니한가 하였더니, 아아, 나의 눈물이 떨어진 줄이야 꽃이 먼저 알았습니다. 한용운 1926, 「님의 침묵」에서 꽃이 먼저 알아주는 나의 마음.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해, 떠오르지 않도록 막아 버려서, 저 수면 아래에서 허우적대는 나의 마음을 이제는 내가 들어 줄 차례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말을 걸어왔는데도 듣지 않고, 귀를 막고, 애써 외면했네요. 이제는, 꽃이 먼저 알기 전에 내가 먼저 들어주려 합니다...

사랑스런 추억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히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까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윤동주 1942. 5. 13 사진 : naver blog 「I Love wood」 이 시는 1942년 5월, 도쿄의 릿교 대학 입학 후 ..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이길래 내 숨결 가볍게 실어 보냈지 하늘갓을 스치고 휘도는 바람 어이면 한숨을 몰아다 주오. 시인 김영랑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이라.. 아, 어쩜 이런 표현을... 아름다워. 어제 퇴근 길, 바람이 몹시 불었는데 하나도 춥지 않고 부드러운 감촉이 참 좋았어. 내가 가는 길마다 따라오며 나란히 걷는 것이 친절하고 다정한 친구 같았어. 그렇게도 다정한 친구에게 나의 숨결을 실어 보내며 말했어. 별들에게 나의 안부 전해 달라고. 다음 번에 만날 땐 좋은 소식 나에게 가져와 달라고. - J - · 어이다 : 에다 :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하다. · 하늘갓 : 하늘가 : 하늘의 끝 시인 김영랑 (1903~1950)

때는 봄 때는 봄 봄날은 아침 아침은 일곱 시 언덕에는 진주 이슬 종달새 높이 날고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팽이 오르고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니 세상은 두루 평화롭구나 로버트 브라우닝 봄에 읽기 좋은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를 읽어 봅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애정하는 시, 어둠 한점 없는 밝은 분위기가 참 좋아요. 이 시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지막에 ‘아멘’이라고 덧붙이곤 합니다 :) 나는 이 시를 ‘빨간머리 앤’에서 처음 만났어요. 참 인상 깊었고 그후로 가슴에 남아 있었죠. 자연의 시계는 겨울 다음 봄을 향하지요. 변함없이. 그처럼 슬픔의 날이 지나면 기쁨의 날이 찾아와 근심은 사라지고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꿈꾸어 보아요.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니 세상은 두루 평화롭도다 」 하늘에 계시며 지금 여기, 우리..

그댄 내게 그댄 내게 그런 사람이려나 봄날의 마지막 흩날리는 벚꽃 같은 그댄 내게 그런 사람이려나 겨울의 마지막 녹아드는 눈꽃 같은 그댄 그런 마음이려나 아름다이 사라져 갈 가슴 깊이 남을 이경선 시집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에서 그림 : naver blog 「도도한 화실」 봄날의 마지막 흩날리는 벚꽃과겨울의 마지막 녹아드는 눈꽃은 곧 아름다이 사라져 가는 것들. 사라져 갈, 가슴 깊이 남을. 어떻게 이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있을까. 내게는, 오래도록 가슴 깊이 남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마음과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맹목적인 그리움 뿐인데.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거야, 상식은 차갑게 말을 해. 과연 그럴까, 나의 마음은 애써 침착하게 반문하지. - J -

자라는 마음 봄장마에 사흘 비가 오고 나흘은 바람이 불었다 투둑투둑 비 내리는 날에는 꽃모가지 떨어질까 걱정하였고 거센 바람 불어오는 날에는 피워낸 생기 사그라질까 걱정하였다 철따라 자라는 마음이 있다 휘영청 달 밝은 날에는 먼 당신 제 길 찾아오실까 혹 길 잃으실까 염려하였고 소복이 눈 쌓인 날에는 오실 당신 발자국 보일까 목 내밀어 밤중을 살피곤 하였다 이경선 시집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에서 철따라 자라는 마음.나만 알던 작고 어리석은 이기적인 사랑에서 나보다 더 행복하길 바라는 근본적인 사랑으로. 내 눈을 뜨게 해 준 이여, 고마워요. 우리에게 주신 새계명을, 활자를 넘어 구체적인 삶으로 살아낼 수 있는 용기를 주어서 고마워요. 내가 좌충우돌하며 살아내고 있듯이 당신도 그러하기를 바랄게..

봄날의 산행 신발끈이 풀려 고개를 숙이니 낙엽 사이 피어나는 푸릇푸릇 작은 생명 요 녀석 네가 내 신발끈을 풀었구나 너의 어여쁜 두 잎을 보여주고 싶었구나 낙엽 이불 속에서 얼마나 설레었을까 어떤 꽃을 피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향기롭구나 양세형 시집 「별의 길」에서 언젠가 '신발끈이 풀리면 누군가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무슨 근거로? 라고 말하며 코웃음을 쳤지만 가끔, 예고도 없이 신발끈이 풀리는 날엔 이 신비한 말을 떠올려본다. '누가 나를 생각하는 거지?' 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언제나 웃음이 나왔다. 작은 두잎이 누군가의 신발끈을 풀었다. 아름답게 꽃 피울 존재를 알아 본 사람을. 「어떤 꽃을 피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향기롭구나」 이 말을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똑같이 ..

봄 비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보니, 아, 나아가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보니, 아, 나아가보니- 아렴풋이 나는, 지난날의 회상같이 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 그의 향기로운 자랑 안에 자지러지노나! 아, 찔림없이 아픈 나의 가슴!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보니, 아, 나아가보니- 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없고 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 같은 봄비만이 노래도 없이 근심같이 내리노나! 아, 안 올 사람 기다리는 나의 마음! 변영로 「신생활」, 1922. 3 시적화자의 상실감이 애처롭..

해당화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철 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 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 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한용운 시집 「님의 침묵」에서 ,1926 naver blog 「그래니하우스」 시인이 기다렸던 대상은 독립이었을까. 그토록 기다리던 것, 조국의 독립. 기다리나 보이지 않는... 그 기다림에 서글퍼져 눈물이 차오르는.. 기다리는 세상, 반드시 올 세상. 해마다 해당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