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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주민현
- 류시화
-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
-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 마음챙김의 시
- 자존감회복
- 자존감
- 겨울시
- 가을시
- 윤홍균
- 너를 모르는 너에게
- 자존감수업
- 봄에 읽기 좋은 시
- 미움받을 용기
- 힐링 그림책
- 나선미
- 힐링그림책
- 가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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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모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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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가을시 (12)
때는 봄, 봄날은 아침🌿

가을아침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오면언제나 그랬듯 아쉽게 잠을 깬다창문 하나 햇살 가득 눈부시게 비쳐오고서늘한 냉기에 재채기할까 말까눈 비비며 빼꼼히 창밖을 내다보니삼삼오오 아이들은 재잘대며 학교 가고산책 갔다 오시는 아버지의 양손에는효과를 알 수 없는 약수가 하나 가득딸각딸각 아침 짓는 어머니의 분주함과엉금엉금 냉수 찾는 그 아들의 게으름이상큼하고 깨끗한 아침의 향기와구수하게 밥 뜸드는 냄새가 어우러진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야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행복이야응석만 부렸던 내겐파란 하늘 바라보며 커다란 숨을 쉬니드높은 하늘처럼 내 마음 편해지네텅 빈 하늘 언제 왔나 고추잠자리 하나가잠 덜 깬 듯 엉성히 돌기만 비잉비잉토닥토닥 빨래하는 어머니의 분주함과동기동기 기타 치는 그 아들의..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별 하나에 동경과별 하나에 시와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

낙엽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낙엽은 버림 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니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레미 드 구르몽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니🍂 Remy de Gourmont (프랑스 1..

지는 꽃을 위하여 잘 가거라, 이 가을날우리에게 더 이상 잃어버릴 게 무어람아무것도 있고 아무것도 없다가진 것 다 버리고 집 떠나고승이 되었다가고승마저 버린 사람도 있느니가을 꽃 소슬히 땅에 떨어지는쓸쓸한 사랑쯤은 아무것도 아니다이른 봄 파릇한 새 옷하루하루 황금 옷으로 만들었다가그조차도 훌훌 벗어버리고초목들도 해탈을 하는 이 숭고한 가을날잘 가거라, 나 떠나고빈 들에 선 너는그대로 한 그루 고승이구나 *고승 : 출가한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문정희 「오라, 거짓사랑아」 에서 잃었다 한들 본래 없던 것, 얻었다 한들 본래 있던 것. - J - 시인 문정희 ( 文貞姬 1947 ~ )

맑은 밤의 시 달은 휘영청하늘 복판에 가 있고 한줄기 바람 불어와물 위에 이는 잔물결 이토록 사소하지만맑은 것들의 의미여! 헤아려 아는 이별로 없음이 섭섭하다네. 소강절 ,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에서 오늘 퇴근길에 뜬 달이 유난히 밝고 아름다웠다.달과 아이컨텍하며 집으로 가는 길,하늘의 달과 땅의 불빛이 묘하게 잘 어울리고..그 아래 무심히 걷고 있는 표정 없는 사람들,저 달이 나한테만 보이나?그래서 나는 속으로 외쳤다."저기 저 달 좀 보세요.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지켜보던 달이 풉!하고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그만 둬 헛수고야, 언제나 보는 사람만 보니까"오, 이런...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몰라 두 눈에 가득 담으며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던 달.거기 있어줘서 고마워! 안녕..

만추 가을은 마차를 타고 달아나는 신부 그는 온갖 화려한 것을 다 거두어 가지고 갑니다. 그래서 하늘은 더 아름다와 보이고 대기는 한층 밝아 보입니다. 한금 한금 넘어가는 황혼의 햇살은 어쩌면 저렇게 진주빛을 했습니까 가을 하늘은 밝은 호수 여기다 낯을 씻고 이제사 정신이 났습니다 은하와 북두칠성이 말게 보입니다. 비인 들을 달리는 바람소리가 왜 저처럼 요란합니까 우리에게서 무엇을 앗아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닐까요. 노천명, 1958년 「사슴의 노래」에서 🍁11월의 첫날, 이 시가 문득 떠올라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으며 읽어 본다.가을 시 중에서 특히 애정하는 시. 표현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낭만적이다. 「가을은 마차를 타고 달아나는 신부」 온갖 화려한 것이 다 걷힌 하늘과 대기는 비로소 밝고 아름다워 보인..

달밤 흐르는 달의 흰 물결을 밀쳐여윈 나무그림자를 밟으며북망산을 향한 발걸음은 무거웁고고독을 반려한 마음은 슬프기도 하다. 누가 있어만 싶은 묘지엔 아무도 없고,정적만이 군데군데 흰 물결에 폭 젖었다. 윤동주 1937. 이 시에 계절이 드러나 있지 않지만가을밤, 고요히 산을 오르는 이가 그려진다. 그는 왜 그곳에 갔던가.달빛을 밀치고 무거운 발걸음 옮기며홀로 그곳에..무엇을 찾으러.. 누구를 찾으러...고독을 반려한 슬픈 이의 마음.위로도 필요하지 않으며그저 그곳에 있는 그 마음이왠지 이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J - 시인 윤동주 (尹東柱 1917 ~ 1945)

황홀한 달빛 황홀한 달빛 바다는 은銀장 천지는 꿈인 양 이리 고요하다 부르면 내려올 듯 정든 달은 맑고 은은한 노래 울려날 듯 저 은장 위에 떨어진단들 달이야 설마 깨어질라고 떨어져 보라 저 달 어서 떨어져라 그 혼란스럼 아름다운 천둥 지둥 호젓한 삼경 산 위에 홀히 꿈꾸는 바다 깨울 수 없다 1935. 11. 김영랑 고요한 밤, 꿈꾸듯 바라보다. 저 황홀한 달빛과 그 달을 품은 바다를.. 어느 것이 하늘이고 어느 것이 바다일까. 꿈꾸는 바다. 누구도 그 바다를 깨울 수 없으리. - J - 김영랑金永郞 (1903~1950)

달을 잡고 창에 비친 달그대가 남기고 간 웃음인가밝았다 기우는 설움 버릴 곳 없어 눈을 감아도그대는 가슴속에 나타나고버리려 달 쳐다보면 눈물이 흘러 변함이 없을그대 맘 저 달 아래 맹서 든 때그 일은 풀 아래 우는 벌레 소린지 1934. 8. 5 허민 그대는 웃음을 남기고 가는 사람,눈을 감아도 보이는 사람,변함없이 한결같을 사람,기울지 못하도록 잡고 싶은 사람.그대는 영원한 나의 그리움. - J - 허민許民(1914 ~ 1943)

코스모스 청초한 코스모스는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귀또리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윤동주 1938. 스물두살 청년의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 곧 수줍어지고,곧 부끄러워지는 마음.한 사람이 못 견디게 그리운 마음. 「청초한 코스모스는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순수한 청년의 음성이 귓가에 맴돌고듣는 이의 마음이 이리도 설레는데이 고백을 받는 이는 정녕 행복할 것이다.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는 사람, 받는 사람, 그들은 모두 한 사람의 우주에 핀 단 하나의 꽃. 오직 하나인 코스모스. - J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