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동료 Y의 결혼식이 있었어. 이로써 현재 열 세명의 동료들 중 미혼은 나 혼자만 남았어. 결혼식을 떠올리면 나는 끝도 없이 높은 긴장감에 사로잡히곤 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그 의식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 생각을 할 때면 아찔해지고 내가 그 주인공이 되지 않은 것에 안도하고는 해. 이런 나에게도 그런 의식의 날이 올까. 나는 그다지 기대감이 없는 마음으로 가끔 미래를 궁금해해.
정말 오랜만에 참석하는 결혼식이야. 나는 이런 의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 동시에 그런 의식에 참여하는 것도 힘들거든. 많은 인파 속에 있으면 너무 힘들어져. 이번 결혼식에 피하지 않고 갔던 건 그래도 나와 오래 관계해 온 동료였기 때문에. 나는 숙제 하나를 마치듯 그 자리를 다녀왔어.
그런데 오늘 그 결혼식에서 나는 내 동료인 신부가 아닌 신랑을 주목해서 보았어. 신부에게 나를 이입해서 보는 것이 아닌 일면식도 없는 신랑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시했어. 왜일까.. 나는 처음부터 알았지. 내가 그를 통해 누구를 보고 있는 지를.. 밑도 끝도 없이 나는 물었어
그래, 그렇게 행복했니. 네가 선 그 무대 위에서? 저기 서서 처음부터 끝까지 웃고 있는 저 사람처럼.. 그리고 지금, 잘 살고 있니 네가 선택한 그 사람과? 저렇게 밝게 웃고 있는 신부와 너는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느냐고 묻고 싶다. 그래, 이게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가지고 있던 물음이자 슬픔 그리고 체념.
오늘은 기쁜 날인데 내게는 다시금 우울한 날이구나. 괜찮아, 지금 잠시 먹구름 아래 있을지라도 계속 여기 있을 건 아니니까. 내 인생을 그 아래 영영히 두지는 않을 테니까. 그게 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