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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詩 < 물의 표정 > 이향아 본문
물의 표정
누구는 물의 표정을 고요라고 하고
어떤 이는 그래도 정결이라 하지만
나는 또 하나 순종이라고 우긴다
거슬러 흐르는 걸 본 적이 없으므로
앞 물을 따라가며 제 몸을 씻는 물
영원의 길을 찾아 되짚어 오는 물
돌아오기 위해서 불길 위에 눕는 물
물의 온도는 봉헌과 헌신
이슬로 안개로 그러다가 강물로
온몸을 흔들어 겸허히 고이는
물의 내일은 부활
조용한 낙하
이향아, <모감주나무 한 그루 서 있었네>에서

시인은 시를 이렇게 정의했다.
“시는 진실로 나에게 있어 고독이었다. 각기 다른 의미를 달고 나간, 다른 이름들을 붙인 나의 시는 모두 나의 고독이었다.”
“시가 마음대로 써지지 않을 때면 우울하다”
“그러나 기쁜 순간이 더 많았는데 특히 가끔 나가는 모임에서 누군가가 나의 시를 읽고 정말 좋았다고 하면 몇 끼를 굶어도 될 만큼 기쁘기도 하다”
다음은 그녀의 인터뷰.
“초기에는 수식어에 마음을 많이 썼지만, 점차 거기에 비중을 두지 않게 됐습니다. 시를 쓰면서 항상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라는 말을 스스로 되물어요. 시에서 가능한 한 무거운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죠. 일상적인 것, 너무 특수하지 않은 것 그러면서도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들을 쓰려고 합니다.”
수상작 ‘물의 표정’은 지난 4월 출간된 시인의 시집 ‘모감주나무 한 그루 서 있었네’(시와시학사)의 수록작이다. 시인은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불’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수상작을 듣고 다소 놀랐어요. 아마 타오르는 불에 대한 주변의 근심을 받아들여 한결같이 흐르면서 주변을 양육하는 물이 되기를 속으로 바라고 있었나 봅니다. 물의 고요와 정결, 순종과 봉헌과 헌신 그리고 부활. 물을 닮으려는 마음이 제게 담겨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물을 닮으려는 마음,
물의 표정이 나에게도 있기를...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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