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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詩 <옥수수 스프를 먹는 아침> 이제니 본문
옥수수 스프를 먹는 아침
옥수수 수프를 먹는 아침
탁자가 필요하고
이왕이면 둥글고 따뜻한 탁자가 필요하고
의자가 필요하고
이왕이면 둥글고 따뜻한 의자가 필요하고
그릇이 필요하고
이왕이면 둥글고 따뜻한 그릇이 필요하고
누군가가 필요하고
이왕이면 둥글고 따뜻한 누군가가 필요하고
옥수수 알갱이는 노란색
알갱이 알갱이 알갱이 수프 속에 둥둥둥 떠 있고
알갱이마다 생각나는 얼굴 몇 개 죽었고 사라졌고 지워졌고
이제는 없으니까 알갱이를 먹는 겁니다
둥글고 따뜻한 알갱이를 먹는 겁니다
국물도 있어요 국물도 맛있어요
옥수수 알갱이는 노란색
알갱이 알갱이 알갱이 흘리지 마세요
알갱이 알갱이 알갱이 흘리면 슬퍼져요
나는 알갱이처럼 말을 아끼는 사람
지금도 아침이면 아껴야 할 알갱이들의 목록을 수첩에 적는다
어째서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알갱이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걸까
알갱이 알갱이 당신이 알갱이를 볼 수 있는 건
알갱이를 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알갱이 알갱이 알갱이 옥수수 알갱이는 노란색
둥글고 따뜻한 알갱이 알갱이 알갱이
어쩌면 언제든 볼 수 있다고 믿고 싶은
조금은 그리운 알갱이 알갱이 알갱이
이제니,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에서

당신이 볼 수 있는 건
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쩌면 언제든 볼 수 있다고 믿고 싶은
조금은 그리운...
우리가 원하는건
나에게 조금은 둥글고 따뜻한,
아니 되도록이면
지나치게 둥글고 따뜻한 타인의 마음.
그렇게 서로에게 친절한
우리이기를...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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