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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짝사랑을 하는 동안에2 본문
당신이 보고 싶은 마음에 눈을 감았을 때 내가 아는 당신의 표정은 얼마 되지 않아서 당신은 꼭 한 표정으로만 앉아 있다. 나를 보고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으니 상상도 못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당신 옆에 있는 내 표정을 연습한다. 언젠가 당신 옆에 섰을 때 내 표정을 당신과 어울리게 짓고 싶어서 내가 지을 표정의 모수를 늘리게 된다. 그런데 그럴 일은 없다. 그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깊은 수심에서 감압을 생각하지 않고 해수면으로 오르내려 병에 걸린 잠수부처럼 지금 당장 죽고 싶다가도 당신과 영원토록 살고 싶은 감정이 너무 휘몰아쳐 마음이 자꾸 너덜너덜해지는 것이다. 이런 반복을 하는 동안 나는 당신에게서 자꾸 멀어진다. 멀어지는 행동만 한다. 벌레가 되어 옆에 있고 싶다가도 그건 너무 숨이 가쁠 것 같아서 멀어지는 게 낫겠다고 나 혼자 결정한다.
그래서 마지막이라고 해두면서 연서를 쓰고 재생 목록에서 당신의 주제곡도 지우고 당신에 관한 모든 것을 버리려고 서랍을 열어도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울었다가 당신을 떠날 채비를 한다. 뒤돌아보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멀어지고 또 멀어졌는데 지구는 둥글어서 나는 결국 당신 앞에 와서 앉아 있다. 오랜만에 본 당신은 더 근사하다. 이게 날 미치게 한다.
문상훈,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중에서

「뒤돌아보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멀어지고
또 멀어졌는데 지구는 둥글어서
나는 결국 당신 앞에 와서 앉아 있다」
어쩜 이렇지.. 멀어지겠다고 다짐하며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걸어왔는데
결국 제 자리야. 어쩜 이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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