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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해 여름> 이경선

His 제이 2023. 9. 12. 07:40

 
 

그해 여름

 
 
마음이 소란했던 날들이 있다
 
한 계절 내내 쏟아내던 비처럼
 
마음도 때로 한참을 울어대었다
 
마음결 어디쯤 당신이 어려 있었으니
 
당신의 이름과 눈매와 목소리 같은 것들
 
온통 소란으로 휘덮이곤 했으니
 
소란이 끝날 때쯤이면
 
남겨진 자욱이라 몇 번이고 접어내야만 했다
 
당신이 내게 한참을 소란했던 시절
 
그해 여름의 이야기이다

 

- 이경선
 

이경선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중에서

 
 
 


 
 
당신이 내게 한참을 소란했던
그해 겨울과 이듬해 봄과 여름의 이야기
 
지금은 적막만이 남고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내 인생에 씌여진
나의 소중한 이야기
곱게 접어 간직하리라.
 
 
 
 
 
 
 
 
이경선 (199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