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詩<도형의 중심>이해미 본문

위로가 되어 줄

시詩<도형의 중심>이해미

His제이 2026. 5. 13. 20:08

 

도형의 중심

 

 

불을 켜두고 집을 나선다

 

들어서면 표정을 감추는

오래된 친구들을 위해

 

어제는 옛날에 대해 이야기했어

우유 투입구로 불쑥 들어오던 손

싸구려 장난감이 든 캡슐

손끝을 떠나지 않던 새

두꺼운 만화 잡지와

알코올램프, 비커, 샬레

과학실의 아름다운 이름들

 

꺼지지 않는 벽난로와 단단한 비눗방울

불붙은 들판과 끝없이 이어지는 날개를

 

가졌으나 잃어버린 것

잊었으나 사라지지 않은 것

슬픔의 다른 이름들에 대해

 

집이 조용히 불타고 있다

 

고마워요 이 방에서

너무 오래 어두웠거든요

 

방문을 연 채 잠이 들었다

꿈속까지 부드러운 재들이 밀려들어왔다

 

 

 

이혜미, 「빛의 자격을 얻어」에서

Don Gore 作

 


 

 

 

 

가졌으나 잃어버린 것,

잊었으나 사라지지 않은 것,

슬픔의 다른 이름들에 대해

기쁨의 다른 이름들에 대해

헤아려 본다, 이 봄날 저녁에.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