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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고개 들어 하늘 봐요> 양세형

His 제이 2024. 4. 25. 21:49

 

고개 들어 하늘 봐요

 
보산 초등학교 운동장
나에게만 보였던
하늘의 거대한 공룡 구름은
 
디지털미디어시티 광장에서도
역시나 나에게만 보인다.
 
부리부리한 눈과
날카로운 발톱의
거대한 공룡이 나타났는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제발 누구라도 봤으면 좋겠다.
오늘은 공룡 뒤로
불사조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양세형 시집 「별의 길」에서

 

Joe Cibere 作

 


 
이 시를 읽고 크게 웃었다.
어쩜 이렇게 재밌게 표현했는지.
그 절정의 대목은 여기.
 
「제발 누구라도 봤으면 좋겠다.
오늘은 공룡 뒤로
불사조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시인의 상상력, 어린  마음, 그 유쾌함,
제발 누구라도 알아봐줬으면 하는 간절함이 와닿았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하늘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자주 감탄한다.
특히 해질 무렵의 하늘은 정말 아름답다.
이제 해가 짧아지기 시작했고
산책하기 좋은 저녁이 올 것이다.
 


오늘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퇴근하는 길에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잘 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는데...

여전히 장난기 많은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이런저런 이야기 내 귓가에 들려주는
사랑스런 아이,  J헌이.
 
유치원에 적응해서 잘 지내고 있댄다.
말투도 조금 형님다워지고, 장난치는 건 여전했고..
J헌이의 어머니와 오랜만에 인사 나누면서
예전에도 느꼈던 각별한 정을 느꼈다.
 
사람과 사람은 이렇게 연결되나 보다. 촘촘하게..
나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와 연결된 아이. J헌이.
내 가슴이 따뜻하고 풍요롭게 느껴지도록 도와준 아이.
그리고 또다른 수많은 아이들..

모두 잘 지내기를..
 

- J -

 
 
 
 
 
 
시인 양세형 (198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