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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詩 <선우사 - 함주시초 4> 백석 본문
선우사 膳友辭
- 함주시초 咸州詩抄 4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아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날을
모래알만 헤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바람 좋은 한 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이들은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 차해서 세괏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특히 마음에 와닿는 구절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사물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마음.
쓸쓸함을 이렇게 승화할 수 있다니...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행복할 것 같아.
함께라서 부러울 것 없는.
외롭지도 서럽지도 않은 그 충분한.
고독 속에 있어도 외롭지 않은.
그게 나였으면.
- J -
백석(白石, 1912 ~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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