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봄, 봄날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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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김영랑

His제이 2024. 5. 7. 21:57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젓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시인 김영랑 1930.《시문학》 2호

 

신종식 화백 作

 
 
올봄이 가기 전에 꼭 읽고 싶었던 시.
입시를 위하여 인수분해하듯 무심하게 읽었던 시.
이제는 내가 원하여 기쁘게 읽어보는 시.
 
이름은 귀엽고, 시는 섬세하고 부드러워서 당연히 여자 시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 충격이란!
 
로버트 브라우닝의 <때는 봄> 만큼이나 밝고 경쾌한 느낌은 꼭 햇빛 샤워를 하는 느낌. 깨끗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
 
어느 봄날,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던 시인의 소망.
나 또한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아름다운 이 봄날에🌸

 
- J -

 
 
 
 
 
 
 
김영랑金永郞 (1903~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