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Ω힐링그림책 / 이해의 선물 :: 폴 빌리어드 본문
이해의 선물 (2017)
The Smell Of Understanding
폴 빌리어드 / 길벗어린이
🍬본문 중 일부를 옮기며 :)🍬
아직 남아 있는 어린 시절의 기억 중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행복한 기억은 아마도 위그든 씨의 사탕 가게에 얽힌 추억일 것이다. 맨 처음 사탕 가게에 갔을 때 나는 많아야 네 살이었다.
"우리 아기, 오늘 정말 얌전히 잘 있던데? 어디, 뭐 근사한 게 있나 볼까?" (엄마의 목소리)
내가 넋을 놓은 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는 사이 어머니는 위그든 씨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한 아이 앞에 그토록 달콤한 유혹이 형형색색 펼쳐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어찌나 종류가 많던지 선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다른 게 더 맛있지 않을까?'
'저 사탕을 더 오래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위그든 씨는 아이들이 고른 사탕을 봉지에 담은 뒤 잠깐 기다려 주는 방법을 썼다.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위그든 씨의 치켜 올라간 눈썹이 다른 사탕과 바꾸고 싶으면 어서 바꾸라는, 아직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다고 알려주는 신호라는 것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다 이해했다.
나는 당시 돈이 뭔지 전혀 몰랐다.
다만 어머니가 가게 사람들에게 반짝이는 동전을 건네면 꾸러미나 봉지를 받는 것을 보면서 교환의 개념이 서서히 마음속에 자리 잡아 가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한 가지 결단을 내렸다. 두 구역이나 떨어진 위그든 씨의 가게까지 혼자 가 보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내 발목을 붙드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재정 상태였다. 그때 나는 소위 말하는 일시적 빈털터리였다. 그러나 텅 빈 주머니 사정도 내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나는 사탕을 사먹을 수 있도록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어느 화창한 오후, 나는 마침내 마음을 다부지게 먹고 사탕 가게로 향했다.
문이 열리는 순간 들려오던 방울 소리. 나는 아직도 그 소리를 생생히 기억한다.
이 눈깔사탕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탕 중 하나였다. 쪽쪽 빨지 않고 저절로 녹도록 입 안에 가만히 물고 있기만 하면 눈깔사탕 한 개만으로도 오후 한나절을 너끈히 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특히 목걸이에 걸린 알록달록한 사탕들을 길고 하얀 종이에 색깔별로 나눠 일렬로 가지런히 배열하는 것을 좋아했다. 맛은 초콜릿색이 최고였다.
그날 내가 사탕을 얼마나 많이 골랐던지 진열대 절반쯤 왔을 때 봉지가 이미 두 개나 채워져 있었다.
"너 이만큼 살 돈은 있니?"
"그럼요, 저 돈 엄청 많아요."
나는 주먹을 뻗어 위그든 씨의 손바닥에 반짝이는 은박지로 싼 체리 씨 여섯 개를 좌르르 떨어뜨렸다.
"모자라나요?"
나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위그든 씨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아니, 너무 많구나. 잠깐 기다려라. 거스름돈을 갖다 줄 테니."
잠시 뒤 계산대로 돌아온 위그든 씨는 몸을 굽혀 앞으로 내민 내 손바닥에 1센트동전 두 개를 떨어뜨려 주었다.
"이거 지금 다 먹으면 안 된다, 그럼 배탈이 날지도 모르니까. 알았지?"
어머니는 내가 혼자 사탕 가게에 갔다 오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나를 크게 야단쳤다.
그 모든 일은 당시 내게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바쁜 나날들 속에 파묻힌 채 그대로 잊히고 말았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지난 뒤 이 사건의 여파가 나타났다.
나는 이미 결혼을 하여 아들을 둘이나 두고 있었다.
아내 거트루드와 나는 이 이국적인 열대어들을 부화시켜 양식도 하고, 판매도 하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때 열대어들은 한 쌍에 5달러 이하가 거의 없었다. 심지어 250달러나 되는 열대어도 있었다.
수조 청소는 가게 일 중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일로 한번 시작했다하면 한나절을 거의 다 잡아먹었다.
맑게 갠 어느 날 오후, 아내와 내가 바쁘게 수조를 닦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여자아이는 여섯 살쯤, 남자아이는 다섯 살쯤 되어 보였다.
"여기가 예쁜 물고기를 파는 집인가요?" 여자아이가 물었다.
"그래, 그렇단다." 내가 대답했다.
"구경 좀 해도 돼요?"
"그게 말이다, 우리가 지금 바쁘단다. 수조 청소를 하고 있거든. 나중에 다시 오면 안 되겠니?"
여자아이가 몹시 실망한 얼굴로 말했다.
"저흰 아주 멀리서 왔어요."
"어디서 왔는데?"
"저기 넬슨 가에서요. 거기 살거든요."
넬슨 가는 우리 집에서 세 구역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어린 꼬마들에게 세 구역은 너무 먼 거리가 아닌가!
순간 알 수 없는 충동이 나를 옆으로 비키게 했다.
"그래. 그럼 들어 와서 구경하렴."
"와, 예쁘다!"
"아저씨 이거 우리도 살 수 있는 거죠?"
"물론 살 수야 있지. 하지만 이 물고기들은 아주 비싸."
"괜찮아요, 돈은 많아요, 아빠가 제 생일에 용돈을 주셨거든요"
그 천진한 자신감 속에 배어 있는 뭔가가 나를 잠시 머뭇거리게 했다. 나의 감각을 파고드는 그 이상한 느낌.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그와 똑같은 경험을 한 것만 같은 그 묘한 기분.
순간 까마득한 과거에 위그든 씨가 내게 물려준 유산의 여파가 온전히 느껴졌다.
나는 그제야 비로소 내가 지난 날 그 노인에게 안겨 준 어려움이 어떤 것이었는지 이해했고, 그분이 이 문제를 얼마나 멋지게 해결했는지를 깨달았다.
내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던 위그든 씨의 눈빛에 애를 태우며 다시 그 작은 사탕 가게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손에 놓인 동전들을 내려다보았다. 그건 동전이 아니라 껌 은박지로 싼 체리 씨였다.
이 두 아이가 지닌 순수함. 그리고 그 순수함을 지켜 줄 수도, 파괴해 버릴 수도 있는 힘의 위력을 알 것 같았다. 옛 추억에 어찌나 가슴이 벅차던지 목이 메었다.
"돈이 모자라나요?"
"아니, 너무 많구나, 거스름돈을 가져올테니 잠깐 있어라."
🍭 🍭
🍭 🍭
🍭 🍭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왜 그랬는지 얘기 좀 해봐요. 대체 몇 마리나 주었는지 알기나 해요?"
"한 삼십 달러어치쯤 줬지.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어" 나는 여전히 목이 멘 채로 대답했다.
내가 위그든 씨의 이야기를 마쳤을 때에는 아내의 두 눈도 촉촉이 젖어 있었다.
아내는 걸상에서 내려와 내 뺨에 조용히 입을 맞추었다.
"아직도 코끝에서 그 젤리사탕 향기가 나."
🍭🍭
까마득한 과거에 소년의 마음에 심기워진 하나의 씨앗.
씨앗이 심기워졌는지도 모르고 어느 덧 자라 청년이 된 소년.
이제야 마주치게 된 위그든 씨의 한 소년을 향한 배려.
지난 날 위그든 씨에게 안겨 준 어려움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분이 이 문제를 얼마나 멋지게 해결했는지 깨닫는 순간.
손에 놓인, 껌 은박지로 싼 체리 씨.
해맑게 올려다보고 있는 두 아이의 얼굴.
이 두 아이가 지닌 순수함.
그리고 그 순수함을 지켜 줄 수도, 파괴해 버릴 수도 있는 힘의 위력을 쥐고 있는 어른.
그것이 바로 위그든 씨가 물려준 유산.✨
우리는
한 아이의 순수함을 지켜 줄 수도,
파괴해 버릴 수도 있는
힘의 위력을 쥐고 있는 어른이예요.
당신의 어린 날에도,
위그든 씨와 같은 사람이 있었기를..
그리고 우리가 누군가에게
위그든 씨와 같은 어른이 되어주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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