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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 <하염없는 바람의 노래> 박용철 본문
하염없는 바람의 노래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이로라
너울거리는
나비와 꽃잎 사이로
속살거리는
입술과 입술 사이로
거저 불어지나는
마음없는 바람이로라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이로라
땅에 엎드린 사람
등에 땀을 흘리는 동안
쇠를 다지는 마치의
올랐다 나려지는 동안
흘깃 스쳐지나는
하염없는 바람이로라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이로라
누른 이삭은
고개 숙이어 가지런하고
빨간 사과는
산기슭에 단장한 곳에
한숨같이 옮겨가는
얻음없는 바람이로라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이로라
잎 벗은 가지는
소리없이 떨어 울고
검은 가마귀
넘는 해를 마저 지우는 제
자취없이 걸어가는
느낌없는 바람이로라
아 - 세상에
마음 끌리는 곳 없어
호올로 일어나다
스스로 사라지는
즐거움 없는
바람이로다.
박용철 (1904~1938)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十二月 「편편이 흩날리는 저 눈송이처럼」중에서

시적 화자는 말해요.
나는 세상에 즐거움을 모르는 바람이라고.
나비와 꽃잎 사이,
입술과 입술 사이,
땀흘리는 사람의 곁을 지나
산기슭을 지나
잎 벗은 가지를 떨게 하고
해질 녘에 자취없이 걸어가는
하염없고
한숨같고
얻음없고
자취없고
느낌없는 바람.
세상에 마음 끌리는 곳 없어 홀로 일어나다
스스로 사라지는
즐거움 없는 바람이라고.
그 바람이 왠지 안쓰럽게 느껴져요.
아무와도 어울리지 않으려는 바람처럼 느껴져서.
그렇게 본다면,
사람들과 부대껴 살아가는 것이
고단하고 피곤한 일상이지만
마음이 끌리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결국
인간관계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 순간, 왠지 떠오르는 시가 있네요.
무슨 연관이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그 시를 읊어보며 오늘의 글을 닫아 봅니다 :)
내가 만약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만 있다면
나는 헛되게 세상 사는 것이 아니리.
내가 만약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만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달래줄 수만 있다면
더하여, 나래 지친 울새 한 마리를 도와
제 둥지로 돌아가게 할 수만 있다면
나 결코 헛되게 세상 사는 것이 아니리.
「내가 만약」 에밀리 디킨슨
-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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