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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미움> 변영로 본문
미움
내 그를 미워하기로
제대로 고집 센 그가
손톱만치나 고치랴
타고난 제버릇을!
내 그를 미워함이
힘 없고 보람 없기
새로운 <체> 막음 같고
꿈 속 팔짓 같구나
사랑이 빛 없음 같이
미움 따라 갚을진대
내 숨길 끊이기까지
내 그를 미워하리라.
변영로 (1898~1961)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十二月 「편편이 흩날리는 저 눈송이처럼」중에서
이 시의 대상은 누구일까. 일제 강점기에 씌여진 시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마도 일본제국이 아닐까 한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미움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무례함과 파렴치함과 잔인함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 그들이 고쳐지기나 할까. 시적화자는 죽을 때까지 미워하리라 맹세한다.
민족이 공통적으로 탄압을 경험함으로써 미움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이해가 필요하다. 나는 일반적인 미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미움의 대상이 있다. 그 미움의 원인은 다양하고 퍽 주관적이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심지어 기분에 따라 미웠다가 좋아지기도 한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미움의 대상이 있다면 그는 참 불행하다. 왜냐하면 상대방은 자신의 기억과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괴로움을 겪고 있었는지 잘 모를 테니까.
기억이라고 말했다. 그 기억이란, 내가 처했던 상황을 해석하는 관점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그 관점이 주관적이다. 내가 상대방의 의도와 다르게 잘못 이해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또한 같은 상황을 두고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그것이 다르게 해석되어진다. 나에게는 뼈아픈 일인데,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일 수 있다.
미움의 결과는 무엇일까. 나는 파괴라고 생각한다. 먼저 자신을 파괴하고, 상대방을 파괴한다.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 것은 '미워하기로 결정한 자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움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대방이 잘못했으니까, 나는 피해자이니까. 가해자는 벌을 받아야하니까. 그러한가?
혹시 내가 피해자라는 포지션을 잃지 않기 위해서, 그 구실로 스스로에게와 타인에게서 연민을 얻기 위해서, 상대방을 용납하고 싶지 않은 타당성 확보를 위해서 용서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용기를 내어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 확인해보라. 그리고 바라건데, 용서하기를.. 나 또한 누군가에게 알게 모르게 미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연약한 사람임을 기억하면서.
무엇보다, 미움을 놓으면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 멈춰진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 J -
변영로 (1898~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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