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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꿈 > 헤르만헤세 본문

위로가 되어 줄 시

시 < 꿈 > 헤르만헤세

His 제이 2023. 7. 18. 07:34

 

 

언제나 같은 꿈이다.
빨간 꽃이 피어 있는 마로니에
여름 꽃이 만발한 뜰
그앞에 외로이 서 있는 옛집

저 고요한 뜰에서
어머니가 어린 나를 잠재워 주셨다.
아마도, 이제는 오랜 옛날에
집도 뜰도 나무도 없어졌을 것이다.

지금은 그 위로 초원의 길이 지나고
쟁기가 가래가 지나 갈 것이다.
고향의 뜰과 집과 나무를
이제는 꿈에서만 남을 것이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떠올리는
무수한 낯모르는 얼굴들....
서서히 하나, 둘
불빛이 흐려간다.
그 여린 빛이 회색이 되고
 
- 헤르만헤세
 

 
 
 


 
 
언제나 같은 꿈이래요.
 
그는 어머니가 그리워 옛집에 관한 꿈을 자주 꾸는 지도 몰라요.

 
그 고요한 뜰에서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
 
어린 헤세를 재워주는 어머니를...
 
그 고향의 뜰과 집과 나무는 사라지고 이제 꿈에서만 남아있는데 어쩌면 그것이 헤세에게는 좋을 일이예요.
 
세월이 지난 그 자리는 부서지고 낡아지고 유실되어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의 기억 속에서만큼은 아름다운 자리를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둘 수 있으니 그에게 좋을 일이예요.
 
누구에게나 어머니는 그러한 존재일테죠.
 
나를 한없이 품어주고, 용납해주는, 포근하고 따스한..
 
이리저리 방황하다가도 언제고 돌아가면 반겨 줄 유일한 사람이요.

 
우리에게 그런 어머니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품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용납해주는 누군가가..

 
설령 그 어머니가 지금 곁에 없다해도 슬퍼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잊지만 않는다면, 그분의 온기는, 손길은, 웃음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있어 줄 것이기에..
 
나의 기억속에서 어린 나를 재워주며..
 
 
그리고 바래요.
 
우리가 그러한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되어주기를요.
 
누군가를 한없이 믿어주고 품어줄 수 있는 존재가,
 
언제고 돌아가면 반겨 줄 유일한 존재가 되어주기를...
 

 
 
 
 
 
 
 
Hermann Hesse (1877~1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