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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나에게 보내는 편지 (27)
때는 봄, 봄날은 아침🌿

나는 꽤 오랜 시간을 수학 강사로 일했어. 대학졸업 후 대학원에 진입하지 않았더니 내가 할 일은 정말 많지 않더라.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어. 수학강사를 선택한 이유는 진입 장벽이 낮았고 내가 좋아했던 과목이었기 때문. 그 시간 동안 함께 했던 아이들을 모두 떠올릴 수 있어. 난 내가 좋아했던 학문을 가르치는 일에 진심이었어. 아이들은 그런 내 맘을 알까 모르겠지만, 바라기는 내가 가르친 아이들은 수학에 흥미를 느꼈으면 해, 좋아했으면 해. 그만큼 메리트가 있으니까. 수학 강사로 일하던 어느 날, 매일 지하철을 기다리던 성균관대역 저 너머로 보이는 유치원에서 낮에 나와 노는 아이들을 보며 꿈꿨어.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싶다고…그리고 나는 지금 그 일을 수년 째하고 ..

오늘은 컨디션이 최악이었어. 어제에 이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고, 목이 따끔거리면서 기침이 나오는데 숨쉬기 어려울 정도였어. 우리반 아가들이 가지고 있는 감기 증상이 나에게 다 온 듯해. (세 명 모두 감기약을 먹고 있는 중) 낮잠을 자면서도 콜록거리는 아가들.. 그 작은 몸이 들썩일 때, 곤한 잠에서 깨어 울며 뒤척일 때 얼마나 안쓰러운지.. 나도 지난 밤에 기침을 하느라 깊게 자지 못했어. 출근하자마자 피로가 몰려왔어. 언제 집에 가지? 얼른 가서 쉬고 싶다, 라는 생각뿐. 아이들을 케어하느라 나는 나를 돌볼 겨를이 없어. 내 욕구는 모두 뒤로 물러나야 해. 아이들이 낮잠 잘 때 나도 옆에 누워 자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언제 어느 때 사고가 일어날 지 모르니 두 눈 뜨고 지켜보아야 해...

이번 주는 오전 당직이야. 8시에 출근.가로수의 벚꽃을 보며 출근했어. 즐비한 가게들은 굳게 닫혀 아직 잠자고 있는 아침. 나는 바삐 걸어 8분 만에 내 직장에 도착했어. 다행이다, 지각을 면했어😌제일 먼저 교실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선생님들이 업무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이런저런 일을 마친 뒤 휴식하는 시간, 믹스커피 한 잔에 오늘 하루도 잘 지내보자고 다짐해. 아무도 없는 이 아침, 곧 맞이할 아이들의 소란스런 소리. 가장 고요하고 충만했던 8시 20분.

삶이 참 녹록지 않아그치?하루종일 머리부터 발끝까지피로함이 묻어나언제라도 쓰러져 잠들 수 있는이 고단한 일상을 넌 어떻게 그렇게살아내고 있는 거야?나도 잘 모르겠지만인생이 고단하고힘겨운 일만 있는 게 아니라서,내가 예상 못한기쁘고 고마운 일들이순간 순간 찾아 와서,그래서살만한 거 아닐까. 몸과 마음은 지쳤어도길가에 빼곡하게 피어난 벚꽃과맑디맑은 하늘과봄을 알리는 자연의 속삭임이 모든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던 오늘,이건 분명 축복이 아니겠니🌸

지금 여기는, 꽃이 피고 봄이 온 4월이야. 나는 0세 반 담임을 맡고 있어. 생전 처음 해보는 0세 반. 8개월이 된 아이 두 명과 이제 돌을 갓 지난 아이 한 명을 돌보고 있어. 이 일이 내게 가능한 걸까, 시작하기 전부터 많은 내적 물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야. 왜냐하면 나는 이렇게 어린아이를 보육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 0세 반 담임 선생님들이 손목이며 허리며 무릎 등 모든 관절이 아프다는 말을 들었어도 와닿지 않았는데 (나는 무슨 연유인지 몰라도 만 2세 영아만 담당했던 지라) 이제 확실히 느껴. 너무 힘에 겨워. 일단 육체적으로 고되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어. 퇴근해서 집에 오면 11시가 되기도 전에 곯아떨어져. 그러고 다음 날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 적어도 8시 50분에 출근하고 나면 하루에..

토요일 저녁.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오늘은 한 발짝도 밖을 나가지 않았다.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고 보람도 없이 하루가 지났으나 이렇게 가벼운 날들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 ‘나니아 연대기’를 오래 읽었다. 내일이면 다 읽을 것 같다. 막바지에 다다르니 벌써부터 아쉬운 마음. 나니아 연대기를 읽는 동안 내가 영원히 살 나라에 대하여 매일 상기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어렴풋하고 실체가 없는 그곳은, 내 나라는, 그분의 통치는 분명 실재하고 나는 지금도 그 나라의 시민으로서 여기에 살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두 나라의 국적이 아닌 한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평생 살아갈 것이다. 나니아 연대기를 읽으면서 이런 소망을 갖게 되었다.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해 주세요.) 그 영광스러운 죽음이..

주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이스라엘 족속을 그들이 흩어져 살던 여러 민족 가운데서 모아 오고, 이방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내가 거룩한 하나님임을 그들에게 나타낼 때에, 그들이 자기들의 땅, 곧 내가 내 종 야곱에게 준 땅에서 사게 될 것이다. 그들이 집을 짓고, 포도나무를 심고, 평안히 그 땅에서 살 것이다. 내가, 그들을 멸시하는 사람들을 모두 심판하면, 그들이 평안히 살 것이다. 그 때에야 비로소 그들이, 나 주가 자기들의 하나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 에스겔서 28:25,26 표준새번역 💌나에게 아침에 에스겔서를 연이어 읽고 있어. 오늘 아침에 이 구절을 읽으며 뭉클했어. ‘나 주가 자기들의 하나님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심판이란 잘못 놓인 것을 바로 놓는 것이고, 그것은 공의와..

어른이 된 나에게 질문해. 나의 소망은 뭐냐고. 답하려다 보니 너무 추상적인 것들만 떠올라서 한참을 생각해.그런데 있지, 그 소망이 이름에 담긴다고 하네. 그렇다면...내 이름은 구슬 주, 이을 연, ‘구슬을 잇다’라는 뜻이야. 내 부모는 어떤 뜻으로 이런 이름을 짓었는지 나는 알 수 없어. 한글 이름을 지은 후에 거기에 맞는 한자를 맞춘 거니까. 그러니 그 이름에 소망을 담는 것은 나의 몫이야. 구슬을 이으면 아름다운 목걸이가 되지. 그렇듯 구슬보다 귀한 사람들을 헤아려 이어주는 것. 나는 나의 부모가 담지 않은 소망을 담아 나에게 전송해.나는 아들이 아니어서 아빠의 환영을 받지 못한 채 태어났대. 아빠가 솔직하게 그렇게 이야기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났고, 지금 이 순간 존재하고..
토요일 오후. 내 손과 내 정신에 힘이 미약하다. 활기가 어느 정도 있고, 생기가 느껴지는 그런 컨디션에서 글을 쓰고 싶지만 그때까지 기다리다가는 시간이 멀찍이 흘러갈 것이며 현재 겪고 있는 상태에 대한 기록도 부재하거나 희미해질 것이기에 활기와 생기가 남아있는 한 모조리 그러모아 일단 써보려 한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과 마실 수 있는 것과 잠잘 수 있는 것, 읽을 수 있는 것과 생각할 수 있는 것과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내가 꼽는 축복이다. (여기엔 상호작용이 필요한 '사랑하는 것' 등의 고차원적인 것은 예외로 둔다.) 사실 나는 지금 이 모든 것을 누리고 있다. 거기다 육체에 불편함이 없고, 통증도 없으며, 정신적으로도 이상 없이 기능한다. 나는 걸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고, 계획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