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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구름같이> 노천명 본문

위로가 되어 줄

시 <구름같이> 노천명

His제이 2023. 11. 14. 07:49

 

구름같이

 
큰 바다의 한 방울 물만도 못한
내 영혼의 지극히 작음을 깨닫고
모래 언덕에서 하염없이
갈매기처럼 오래오래 울어 보았소
 
어느 날 아침 이슬에 젖은
푸른 밭을 거니는 내 존재가
하도 귀한 것 같아 들국화 꺾어 들고
아름다운 아침을 종다리처럼 노래하였소
 
하나 쓴웃음 치는 마음
삶과 죽음 이 세상 모든 것이
길이 못 풀 수수께끼어니
내 생의 비밀인들 어이하오
 
바닷가에서 눈물짓고...
이슬 언덕에서 노래 불렀소
그러나 뜻 모를 이 생
구름같이 왔다 가나 보오
 
노천명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十月 「달은 내려와 꿈꾸고 있네」중에서

 

《Fishing boats on the Beach at Les Saintes-Maries-de-la-Mer 1888》 Vincent Van Gogh


 
 
 

내 영혼이 지극히 작음을 깨닫는 순간은,

나의 존재가 귀함을 아는 순간은
내가 창조주 앞에 서 있을 때입니다.
 
아무리 자존감을 높이는 훈련을 한다한들
나는 나의 가치를 높일 수가 없고
나를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내가 원래부터 귀한 것이 아니라
나를 귀하게 여겨주신 분 때문에 그렇고,
당신 또한 그렇기에 귀합니다.
내가 나의 안녕을 바라고 잘 되기를 바라듯이
당신도 안녕하고 잘 되기를 바래야 하는 이유예요.
 
삶과 죽음, 이 세상 모든 것이
영원히 못 풀 수수께끼 같다고 하여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영원히 이곳에서 살 수 없고,
기억에서 희미해질 존재이지만
우리의 영원한 집이 하늘에 있기 때문입니다.

 

- J -

 


 
 
 
 

노천명(盧天命1912~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