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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詩 <잠자리> 윤곤강 본문
잠자리
능금처럼 볼이 붉은 어린애였다
울타리에서 잡은 잠자리를
잿불에 끄슬려 먹던 시절은
그때 나는 동무가 싫었다
그때 나는 혼자서만 놀았다
이웃집 순이와 짚누리에서
동생처럼 볼을 비비며 놀고 싶었다
그때부터 나는 부끄럼을 배웠다
그때부터 나는 잠자리를 먹지 않었다
1939. 윤곤강 「동물시집」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였던가 체육시간에 두 줄로 나란히 서 있던 그때, 선생님이 둘씩 짝을 지어 손을 잡으라고 하셨다.
내 옆에는, 지금도 기억하는데 상훈이라는 아이가 있었고 나는 손을 잡지 않고 있었다.
그 아이가 손을 재차 내밀었지만 나는 잡을 수가 없었다. 수줍고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나보다 용감해서 “선생님, 제 짝이 손을 안 잡아요.”라고 큰 소리로 말했고 나는 당황해서 얼른 손을 잡았다.
내가 그 아이를 좋아했던 걸까?
아니었다. 단지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날 이후 얼마간 그 아이가 좋아졌던 기억이 난다.
하얀 얼굴, 나보다 큰 키에 마른 체격, 늘 단정한 옷차림에 운동도 공부도 잘해서 주목받던 아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땐 내가 먼저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싶다. 두 눈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 J -
윤곤강尹崑崗(1911~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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