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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03남의 말을 옮기고 다니는 사람의 심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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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03남의 말을 옮기고 다니는 사람의 심리

His 제이 2023. 6. 16. 06:47

 
 

#3강
남의 말을 옮기고 다니는 사람의 심리

 
 
 
남의 말을 옮기고 다니는 이유
뒷담화하는 사람들은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싫어해야 한다'는 마음을 주위에 강요하면서 감정의 타당성을 확보하려는 사람이다. 어느 집단이든 내가 한 얘기를 딴 데서 듣게 하는 사람이 꼭 있다.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그렇게 말을 전해 들으면 좀 민망하고 당황스럽고 기분도 좋지 않다.  남의 말을 옮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왜 자기 일도 아닌데 다른 사람이 겪은 일을 말하고 다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의 말 옮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근거와 타당성을 찾아다니는 사람이다. 남의 말을 근거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다. 잘 들어보면 그들의 이야기 중에는 100퍼센트 남의 말만 있는 게 아니다.
 
가장 흔한 유형은 이렇다. 그 사람 주변에 8명쯤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중 한 명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한다. 그럼 나머지 7명은 안 만난다. 처음에 만난 한 명의 말만 듣고 바로 다른 사람에게 옮긴다.
 
그런데 첫 번째 사람, 두 번째 사람, 세 번째 사람이 하는 말이 계속 자기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 다르다면 그때는 말을 옮기지 않는다. 계속 자신의 생각과 안 맞다가 일곱 번째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말을 딱 하면 그때 그 사람의 말을 옮기는 것이다.
 
말을 옮기기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말할 용기가 없는 사람이다. 책임을 지기도 싫어한다.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얘기를 하는 사람을 찾아다니다가 그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얘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자기주장을 확실히 못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다.
 
 
 
타겟이 되는 이유 : 동질감

 
그런데 그것은 그 사람 입장이고, 나는 피해자니까 내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사람은 왜 하필 나한테서 자기가 가장 원했던 답을 얻었을까?
 
이 점에 착안하여 연구한 사람들이 있다. 남의 말을 잘 옮기는 사람은 일부러 다가와 자기 의견은 내지 않은 채 "이건 어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며 질문만 한다. 내가 어떤 물건을 사면 따라 사기도 한다. 그것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이 이렇다고 전하면서 나의 생각이 어떤지 끊임없이 묻는 사람들, 즉 간 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지받고 싶어하는 사람들' 이기도 하다. 굉장히 외롭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나한테 오고 있다? 나한테 주기적으로 와서 묻고 있다? 그렇다면 나를 한 번 돌아봐야 한다.
 
그 사람이 나를 자꾸 찾는다는 건 나에게서 엄청난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너와 나는 닮았구나'라는 생각에 강하게 이끌려서 이렇게 나를 귀찮고 힘들게 하는 것이다. 그 동질성의 원인은 환경일 수도 있고, 외모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야구선수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가수일 수도 있다. 재미있는 건 의외로 동질성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은 재정구조상 등록금 의존도가 높아서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대학교 입장에서는 대학등록금을 올려야 한다반면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사실상 우리나라에서는 대학교육이 필수에 가까운데 한 해 등록금이 매년 오르고 있다 한 집안 가장 연봉의 30퍼센트가량이 자녀의 대학 교육비로 들어가는 것이다따라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학등록금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런데 사람들에게 등록금 인상에 찬성하는 의견에 동의해달라고 부탁한다고 가정해보자부탁을 들어준 사람은 자신의 의견과 다른 주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일단 그렇게 주장하고 나면 자신의 의견도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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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부조화 이론

 

 

실험을 해보니, 남의 주장을 하다 보면 내 의견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을 '인지부조화cognive dissononce'라고 한다. 인지부조화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다음 실험 사례를 살펴보겠다.

 

1. 60명을 20명씩 A, B, C 3개의 실험집단으로 나눈다. 그런 다음 세 집단에게 ' 재미없고' 의미 없는 단순 반복 작업을 시킨다. 30분간 실뭉치 12개를 한 접시에 올렸다 내리는 작업을 수행시키고, 그다음 30분 동안에는 다이얼을 왼쪽, 오른쪽으로 계속 반복해서 돌리게 한다. 이렇게 1시간가량 지나면 실험 참가자는 지겨움을 느낀다.

 

2. 이후 A, B 집단 참가자들에게 다음 실험을 진행할 직원이 사고가 생겨 못 왔다며, 직원을 대신해 보수를 받고 다음 실험 참가자들에게 이 작업은 재미있다고 설명해주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C집단(대조군)의 참가자들에게는 아무 제안도 하지 않는다.

 

3. 실험 참가자 중 일부는 이 제안을 수락하여, 다음 실 험 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이 경험한 지겹고 단순한 반복 작업을 소개하며 '재밌다'고 거짓말을 한다.

 

4. 이후 A집단에게는 1달러의 보수를, B집단에는 20달러의 보수를 준다.

 

5. 나중에, 이상의 과정을 마친 실험 참가자들에게 1번에서 경험한 단순 반복 작업이 정말로 재미있었는지 다시 묻는다.

 

모든 실험이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정말로 실험이 재미있었는지 물었을 때 20달러 받은 사람은 사실 재미없었다고 고백했고, 1달러를 받은 사람들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1달러를 받은 사람은 처음에는 재미없다고 했지만 생각이 바뀐 것이다. 

 

이 실험은 미국의 심리학자 리언 페스팅어leon Festinger가 진행한 '인지부조화 실험' 이다. 1950년대에 이 실험을 했으니 당시 보수로 지급했던 20달러는 현재 가치로는 40만원 정도 된다. 적지 않다. 얼마든지 20달러가 내 변명이 된다. 큰돈을 받았으니까. 하지만 1달러는 적은 돈이고, 사람들은 1달러에 넘어가서 거짓말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진 않는다. 1달러가 간절했던 사람처럼 보이면 구차해지니까. 1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은 바꿀 수가 없으니 내 주장, 내 태도를 바꿔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지부조화 이론'이다. 

 

인지부조화가 끔찍한 사건과 연결되기도 한다. 몇 년 전일이다. 3,000유로면 우리나라 돈으로는 400만 원 정도 된다.  400만 원이리는 적은 돈을 받고 그렇게 무서운 범행을 저질렀다니, 뭔가 합리적이지 않다. 그래서 태도를 바꾼다. 적개심을 키우는 것이다.  그래야만 400만 원 받은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이다. 정리해 보면, 사람은 자기주장과 다른 주장도 얼마든지 내 주장처럼 말할 수 있다. 말이나 행동을 통해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나의 말을 자꾸 옮기는 사람은 ' 자신에게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타인의 주장을 통해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갖는 사람들이다. 타인에게 자기주장을 하려고 나를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 말을 옮기는 사람들은, '어떤' 타인과 이야기할 때 자기주장의 확신이 커질까? 나와 비슷하지만 나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 취미는 비슷하지만 일과는 상관없는 사람이다. 나는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저 사람은 독서를 좋아한다면, 또는 나는 보수적인데 저 사람은 개방적인 성격이라면 동질성이 떨어진다. 취미생활이나 성향, 출신 지역 등이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자기 확신이 커지기 어렵다. 그런데 취미생활이 비슷한 사람끼리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면, 상대를 통해 자기확신이 빠르고 강하게 형성된다. 같은 지역 출신인데 정치 성향이 같을 때도 그렇다.
 
누군가 자꾸 내 말을 옮기고 나한테 뭔가를 물어본다는 건 나에 대한 굉장한 동질감 하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동질성은 아마도 사소한 것일 것이다. 순댓국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났는데 정치적 견해까지 같다면 이후로 말이 아주 잘 통한다는 느낌을 갖는 식이다. 같은 프로야구팀을 좋아해서 1루석에 나란히 앉아 응원하다가 아무 말이나 했는데도 서로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남의 말을 옮기는 사람이 나에게 엉뚱한 동질감을 느끼고, 그것과 전혀 무관한 이야기를 통해서 확신하게 된 것이다.
 
 
✔️대응방법
그사람이 내 말을 옮기는 게 상관없다면 그냥 놔둬도 되겠지만 그게 싫다면 행동을 해야 한다. 내 말 옮기고 다니지 말라고 직접 말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때는 그저 그 사람과 내가,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도록 만들어주면 된다.
 
"너는 순댓국을 좋아하는구나. 나는 돼지고기는 못 먹어."
"너는 늦게 자는 걸 좋아하는구나. 나는 아침형 인간이라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
 
이렇게 서로 이질성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상대방이 인지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직접 이야기하기보다 넌지시 어떤 행동을 해서 변화시키는 게 좋다. 이런 걸 행동 경제학에서 '넛지nudge'라고 한다. 넛지를 잘 이용해서, 타인을 통해 나를 증명하려고 하는 사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 저녁달

 


 
 
😇# 적용해보자

1 내 말을 옮기고 다니는 사람이 나에게서 느끼는 동질감 파악하기 

2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말을 해주기 (구체적으로) 

3 그 사람을 안타까이 여기고 스스로 돌아 볼 수 있도록 바래주기

4 나도 습관적으로 남의 말을 옮기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기
 
 
 
 
 
 

우리함께 성장해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