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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16빠른 판단과 의사결정에 숨은 심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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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16빠른 판단과 의사결정에 숨은 심리

His 제이 2023. 7. 17. 07:17

 

#16강
빠른 판단과 의사결정에 숨은 심리
 
 
 

우리는 단순히 'A와 B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까?' 같은 가치중립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만, 공정, 신뢰와 같이 도덕적 가치에 따라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이때 우리가 조심해야 할 중요한 2가지 측면이 있다. 바로 신뢰와 직관적인 낙관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신뢰와 직관적인 낙관은 좋은 것으로 생각해왔는데, 그것의 부작용, 그림자, 그늘이 생각보다 컸다.
 
 
사회과학에서 많이 등장하는 게임 중에 '최후통첩 게임'이라는 게 있다. 이 최후통첩 게임은 사람을 둘로 나눈다. A는 '제안자' 역할을 하고, B는 '수용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제안자는 소득을 몇 대 몇으로 나눌지 수용자에게 제안한다. 수용자는 제안자가 제안한 내용을 수용할지 말지만 결정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되지 않냐고 역제안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렇게 제안자와 수용자가 있는 방에 갑자기 어떤 사람이 들어온다. 그러고는 제3의 인물인 이 사람이 제안자에게 10만 원을 준다. 그때 수용자는 제안자가 10만 원을 받은 것을 안다. 그런데 제3의 인물이 제안자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방을 나간다.
 
"그돈을 두 사람이 알아서 잘 나눠 가지세요."
 
이제 제안자가 제안을 한다.
"분배를 8 대 2로 하자. 내가 8 너는 2."
 
제안자는 8만 원, 수용자는 2만 원씩 나눠 갖자고 제안한다. 수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냥 수용하면 공돈 2반 원이 생긴다. 그런데 실제로 실험을 해보면 이 제안을 거부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 어떤 실험에서는 나한테 오는 2의 가치가 자기 월급에 해당하는 정도일 때도 이 제안을 거부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불공평한 것, 불공정한 것, 불합리한 것을 그만큼 싫어한다는 것이다.
 
 
우리 뇌에 배외측 전전두피질이라는 영역이 있다. 배외측 전전두피질은 전두엽의 일부로, 작업기억과 주의 집중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목표지향적 행동에 관여하고, 정보에 의거하여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에 손상을 받은 환자들은, 최후통첩 게임에서 수용자일 때, 아무리 제안자가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제안을 해도 그냥 받아들인다. 심지어는 9.5 대 0,5여도 받아들인다. 배외측 전전두피질 영역이 망가진 사람들은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한 것을 판단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다. 이 사람들한테 다시 물어본다.
 
"당신이 받은 제안, 9대 1 혹은 9.5 대 0.5 라는 제안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면 이 사람도 아니라고 대답한다. 불공정하고 몹시 불평등한 제안이라 말한다.
"그럼 왜 이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왜 저 말도 안 되는 제안을 수용했어요?"
 
그다음 대답이 걸작이다.
"왠지 제안한 사람이 믿을 만한 사람인 것 같아서요."
 
생면부지의 사람인데도 믿을 만한 사람인 것 같다고 말한다. 왜 그런 것일까? 배외측 전전두피질이라고 하는 곳은 신뢰를 판단하는 곳이다. 그런데 그 영역에 문제가 생기니까 머리로는 불공정하다는 걸 알면서도 신뢰 점수를 비정상적으로 높게 부여해서 그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뇌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신뢰하는 사이에서 얼마나 불합리하고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어떤 사람으로부터 제안을 받았을 때 그 제안이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이지 않으면 거부를 한다. 비윤리적인 제안을 일명 검은 제안이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검은 제안이라 하더라도 가족이나 연인, 부모님 같은 사람이 하면 따르기 십상이다. 왜일까? 신뢰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도 이런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우리는 동료들과 서로 신뢰하면서 일한다. 리더와 팀원 사이에도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 현재 리더이거나 앞으로 리더가 될 사람들은 다음의 말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팀원들 사이에 신뢰와 믿음이 생기면, 리더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지만 팀원들은 인지하고 있는)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일을 아무 생각 없이 따르게 만들 위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지금 하는 일이나 지시를, 나와 신뢰관계에 있지 않은 또 다른 누군가로부터 검증받아야 한다. 내 팀원들이 내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어떤 일을 시행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히틀러와 히틀러 부하들의 관계, 독재자와 추종자들의 관계, 이단 종교의 교주와 성도의 관계에서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다.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신뢰받는 리더 들이 오히려 부조리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 믿음과는 무관한 다른 사람들한테, 늘 우리의 관계, 우리의 대화, 우리의 의사결정 방식을 보여주고 점검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낙관이 이제 또 다른 중요한 측면으로 작용하게 된다. 왜냐하면 믿음이 커지면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일이 가능해서 낙관해야 하는데, 신뢰하는 관계에서는 낙관하기 때문에 그 일이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신뢰의 파생상품인 낙관이 오히려 일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번 살펴보자. 우리가 언제 낙관할까? 잘될 거라고 생각되는 그 일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머릿속에서 빠르게 그려질 때 우리는 낙관한다. "야, 그게 정말 되겠어?" 하는 순간에는 낙관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순간은, 바꿔서 얘기하면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머릿속에서 빨리빨리 그려지지 않을 때이다. 생각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하면, 우리는 놀랍게도 그 일과 무관한 일들에 대해서도 직관적으로 확신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확신시키는 사이클에 빠지게 된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조지프 시먼스Joseph Simmons 교수와 뉴욕대학 레이프 넬슨leif Nelson 교수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10명의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프로야구 경기 결과를 예측하게 한 것. 참가자들 모두에게 A와 B 팀의 공격력, 수비력, 투수력, 타력 등 전력을 분석한 기사를 읽게 했다. 어떤 사람들은 A팀이 이길 거라고 예측하고 어떤 사람들은 B팀이 이걸 거라고 예측할 것이다.
 
그런데 한 그룹에게는 깨끗하게 인쇄된 전력 분석 기사를 준다. 그들은 평소대로 글을 읽어 나간다. 다른 그룹에게는 흐리게 인쇄된 전력 분석 기사를 준다. 흐리게 인쇄된 자료를 받은 참가자들은 글자가 잘 안 보이므로 천천히 단어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읽는다. 읽는 속도가 느리다.
 
실험 결과 깨끗하게 인쇄된 기사를 읽은 실험 참가자들이 A팀이 이기든 B팀이 이기든 자신의 예측이 맞을 거라고 확신하는 정도가 훨씬 높았다. 그런데 글자가 흐려서 읽기가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도 빠르게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A팀을 선택했든 B팀을 선택했든 자신의 예측이 맞을 거리는 확신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판단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그룹 모두 내용이 같은 기사를 읽었다. 유일한 차이점은 인쇄 상태였다. 인쇄 상태에 따라 읽기 속도가 결정이 된 것이다. 어이없게도 A팀과 B팀의 전력과 상관없이 읽기 속도가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에 영향을 끼쳤다.
 
 
이 실험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맹목적 신뢰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선택을 할 때 직관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믿음과 직관적인 낙관에 속지 말라. 생각의 속도가 빨랐다는 것만으로도 확신이 생기고, 생각의 속도가 느렸다는 것만으로 믿음이 약해진다. 빠른 생각은 지나친 확신과 무책임한 직관을 만들낸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오류를 저지른다. 회의 직전에 그날따라 복사기가 잘 돌아가고, 컴퓨터가 빠르게 부팅되면, 왠지 그날 회의는 매끄럽게 진행될 거라는 믿음을 갖는다. 기분 좋게 회의실로 들어간다. 한편 그날따라 복사기에 계속 종이가 걸리고, 컴퓨터를 쳤는데 윈도우 업데이트를 하고 있고,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다면, 이제 사람들은 느리게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오늘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심하고 경계하면서 회의를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부풀려진 낙관주의에 빠진 사람에게는 업무와 상관없는 일도 느리게 처리해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라. 반대로 지나친 비관주의에 빠져서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잃은 사람에게는 업무와 상관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떤 일을 힘들어하거나 낙관주의에 빠져 있더라도, 그 일 자체를 바꿔서 생각을 고칠 필요는 없다. 다른 부분에 작은 변화를 주어서 실제 내가 원하는 영역에서의 생 각의 변화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큰 변화라고 해서 대단한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니다.  - Fin -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 저녁달

 
 

 


본문 중에서

 
 
 
 

 # 적용해보자😇 

 
1. 맹목적 신뢰를 조심하세요. 리더라면 내가 하는 일과 지시를, 나와 신뢰관계에 있지 않은 또 다른 누군가로부터 검증받으세요.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신뢰받는 리더들이 자기도 모르게 부조리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예요.
 


2. 선택을 할 때 직관을 조심하세요.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요.

특히 빠른 생각은 지나친 확신과 무책임한 직관을 만들어요.

 


3. 부풀려진 낙관주의에 빠진 사람에게는 업무와 상관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느리게 처리해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진행속도를 느리게 하면 신중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어요
 


4. 지나친 비관주의에 빠진 사람에게는 업무와 상관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일이 매끄럽게 진행될 거라는 믿음(적당한 낙관)을 주어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우리함께 성장해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