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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이 깊은 상처를> 하인리히 하이네 본문
이 깊은 상처를
내 마음의 깊은 상처를
고운 꽃이 알기만 한다면
내 아픔을 달래기 위해
나와 함께 눈물을 흘려주련만.
내 간절한 슬픔을
꾀꼬리가 안다면
즐겁게 지저귀어 내 외로움을
풀어 줄 수도 있으련만.
나의 이 탄식을 저 별
황금빛 별이 알기만 한다면
그 높은 곳에서 내려와
위로해 주겠건만.
그렇지만 이내 슬픔 아는 이 없네.
알아줄 사람은 오직 한 사람
내 가슴을 손톱으로
갈가리 찢어놓은 오직 한 사람.
하인리히 하이네
Angela Moulton 作
하이네의 시를 올해 들어 처음 옮겨 본다. 작년에 그의 시를 감상하며 그의 생애에 대해, 특히 그의 사랑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안타까운 마음이 깊었던 걸 기억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을, 슬픔을, 탄식을 알아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때론 그것이 너무나도 간절하여 끝없이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러다가 결국엔 자기만큼 자기의 아픔을 알아줄 사람이 정녕 없음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더 아파한다.
시인은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는 자기의 마음을 알아줄 단 한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이라고.. 그렇다면 상처를 치유해 줄 사람도 그 한 사람뿐이라는 결론이 난다.
그런데 정말 그러한가. 내 아픔의 책임이 정말 그 사람에게 있는가. 나보다 더 내 아픔을 알아줄 사람이 있다면 상처는 치유되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느끼는 아픔을 '아픔'이라고 받아들인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그것을 해결할 열쇠도 내가 가지고 있다. 왜 그것을 아픔으로 받아들였는지 귀 기울이고 들어보아야 한다. 사건이 이별이라면, 그것이 왜 그리도 지독한 아픔이 되는지 내면에 묻고 들어보는 것이다. 같은 이별을 겪고도 모두 다른 반응을 나타내니까 그것이 당연한 결과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사실 내 아픔을, 슬픔을, 탄식을 알아주고 헤아려줘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내 안의 내가 원하는 것은 나로부터의 신뢰와 지지와 사랑이다. 그것을 다른 사람이 대신해 주기를 바라며 맡기는 순간부터 나와의 유대는 없다. 그렇게 의존하는 사람이 되면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을 늘 필요로 하고, 그런 환경을 찾아 헤매게 된다. 타인에게 자신을 맡기는 격이다.
나는 그러한 삶의 방식을 버렸다. 비록 내가 아픔이라고 받아들인 그 아픔으로 인하여 오래도록 슬픈 시간을 보냈지만 그 시간을 지나는 동안 중요한 것을 배웠다. 누군가가 나를 대신하여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라지 않는 것을. 그렇게 의존하지 않고 나 자신을 존재 자체로 사랑할 수 있다면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
이제 나는 사랑이 두렵지 않다. 겁 많던 예전의 나는 실패를 겪으면 더 작아졌지만 이제 두려워하지 않으니 어떤 비난도 효력이 없다. 나는 나를 더욱 신뢰하고 지지하고 사랑할 것이며 다른 이에게도 그렇게 할 것이다.
하이네! 당신이 나와 이러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요. 당신이 얼마나 사랑을 갈구했는지 알기에 안타깝습니다. 당신이 쓴 아름다운 고백체의 시들은 사랑받고 싶어 하는 당신을 향하고 있는데 당신은 몰랐지요. 지금은 알고 있다면 좋겠어요.
- J -
Heinrich Heine (1797~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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