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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 나는 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 > 이해인

His 제이 2025. 1. 2. 22:03

 

나는 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

 
내 허전한 마음을
기도로 채우지 못할 때는
혼자서 산에 오릅니다
 
하늘을 향해 푸드득거리는
한 마리의 어린 산새처럼
나는 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
 
내 단단한 고독을
시로도 녹일 수 없을 때는
혼자서 산에 오릅니다
 
잃어버린 언어를 찾듯 여기저기 흩어진
작은 솔방울들을 주우면 나의 손끝에서
웃음을 튕기는 햇살
 
바다빛도 묻혀 온
저 청청한 솔바람 소리에
당신의 정든 음성을 내가 듣습니다
 
한 장의 고운 추억을 따듯 한 장의 고운 나뭇잎을
손에 들고 서 있으면 나는 보채는 어린이처럼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 품에 안기듯
깊은 산에 깊이 안겨
깊이 잠들고 싶습니다
 
 

시인 이해인
Izutsu hiroyuki 作

 
 
 

오직 당신만이 채울 수 있는
우리의 마음자리.
오늘, 더욱, 간절히
당신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