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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 시간에게 > 정호승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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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 시간에게 > 정호승

His 제이 2025. 1. 16. 22:11

 

시간에게

 
무엇을 사랑했느냐고 묻지 마시게
누구를 사랑했느냐고 묻지 마시게
사랑할수록 무슨 할 말이 남아 있겠는가
밥이 눈물이 될 때까지 열심히 살았을 뿐
이미 길을 잃고 저만치 혼자 울고 있다네
밤이 깊어가도 해가 지지 않아
아침이 찾아와도 별이 지지 않아
혼자 기다리다가 울 때가 있었지만
무엇을 어떻게 사랑했느냐고 묻지 마시게
진실 또한 침묵 속에서 혼자 울고 있다네
무엇을 사랑하고 인생을 잃었는지
거짓 속에도 진정 사랑은 있었는지
사랑이 증오를 낳고 증오가 사랑을 낳았는지
진정한 사랑을 깨닫기 위해서는
미움과 증오가 필요하고 가치가 있었는지
묻지 마시게 부디
사랑할수록 사랑을 잃는 내가
무슨 인생의 길이 될 수 있겠는가
 
 

정호승, 「당신을 찾아서」 에서
Helen strom 作



 


무엇을 사랑하고, 인생을 잃었는지..
나의 사랑은 거짓 없이 순전했는지..
진정한 사랑을 깨닫기 위해서
나의 행복이 아닌 그의 행복을 빌어야 했던 아픈 순간은 꼭 필요했는지..
나에게 묻는다.

사랑할수록 사랑을 잃는 내가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주길.
사랑이라 이름 붙일 나의 마음은 모두 진심이었음을.
 
 
 
 


 

-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