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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되어 줄 시

시 < 그해 여름으로부터 > 이경선

His 제이 2023. 8. 1. 07:10

 

 

그해 여름으로부터 

 
 
여름이 저물기 전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해 여름으로부터
 
나의 계절은 늘 당신이었다고
따가운 햇살과 무거운 숨 모두
당신이기에 반겨 맞을 수 있었다고
 
사실 나는
여름이 좋았던 게 아니라
여름을 좋아하던 당신을
좋아한 것이라고
 
그해 여름
 
오가던 웃음과 걸음들 사이
농익었다 여긴 우리의 말들과
차마 설익었던 우리의 마음이
녹음처럼 거리에 무성하던 계절
 
그날의 잔향을 기억하며
올해의 여름은 부디 더디 저물기를 바라며
낙조가 내리기 전 당신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해 여름으로부터
나의 여름은 온통 당신이었다고
 
 
- 이경선

 

이경선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중에서

 




 

☀️


 
따가운 햇살, 무거운 숨,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한 여름을 그다지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듯 하다.
 
여기 한 사람 빼고.. 나는 계절 중에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겨울에 태어났는데 여름이 좋아?.. 자주 받는 질문 중의 하나.  나의 솔직한 대답은
 
추위를 많이 타서, 더위를 타지 않아서, 해가 늦게 지는 여름의 하늘이 좋아서.. 
 
점차 가고 있는 여름이 아쉽다. 이제 8월의 시작점.. 한달 후면 가을이라 할 법한 날이 찾아올텐데.. 아쉬울 따름.😌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여름을 좋아할 수 있는 이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겨울을 좋아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그 계절을 좋아하기 때문에.. 참 마법 같은 일.
 

(요즘 ‘나니아연대기’를 읽으면서 마법에 대해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마법은 유치한 상상력에 불과하다고 폄하했었는데 반성하고 있는 중이다.)

 

사랑 자체가 마법인 것 같다. 사람이 변하니까..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매년 여름이 되면 그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여름이 되면 행복할 것이다.
 
그 사랑이 과거완료형일지라도 아름답게 추억되는 사랑이라면 그러할 것이다. 

내 친구를 위하여 바라고 기도하듯 당신을 위하여 바라고 기도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계절을, 당신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이 늘 항상 곁에 있기를. .그러하기를✨









이경선 (199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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