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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 <첫눈> 노천명 본문
첫눈❄️
은빛 장옷을 길게 끌어
윈 마을을 희게 덮으며
나의 신부가
이 아침에 왔습니다.
사뿐사뿐 걸어
내 비위에 맞게 조용히 들어왔습니다.
오래간만에
내 마음은
오늘 노래를 부릅니다.
자 - 잔들을 높이 드시오.
빨 - 간 포도주를
내가 철철 넘게 치겠소
이 좋은 아침
우리들은 다같이 아름다운 생각을 합시다.
종도 꾸짖지 맙시다.
애기들도 울리지 맙시다.
노천명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十一月 「오래간만에 내 마음은」중에서
은빛 드레스로 온 마을을 희게 덮으며 찾아온 신부.
발랄하고 조용히 내 마음에 들어와 기쁨으로 가득 채우네. 축제, 축제로구나!
🌨️
어제 첫눈이 내렸어.
내심 기다렸는데 드디어.
어릴 때 첫눈이 올 때면 기민한 누군가 외쳐주던 기억이 나.
학교에 있을 때는 같은 반 친구가 그랬고,
집에 있을 때는 아빠와 동생이.
눈이 온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기쁘고 설렜던지.
안그랬던 적이 없어.
아이들은 천성이 그런 것 같아.
온 세상이 하얗게 덮힌 풍경, 그 고요함.
내가 살던 세상이 아닌 것 같은 낯설음에
멍하니 바라보다 감탄하곤 했어.
어른이 되어 바라보니
은빛 옷으로 가득 덮힌 세상에서 만큼은
아름다운 것, 추한 것, 깨끗한 것, 더러운 것 구분이 없는 듯해.
보이는 것 모두 아름다워.
이 좋은 아침,
모두에게 공평하게 내려진 선물에 감사하며😇
- J -
노천명(盧天命1912~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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