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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바라기 노리코

His 제이 2024. 1. 30. 07:16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오월의 바람을 타고

영어 낭독이 들려온다

뒷집 대학생 목소리

곧이어 일본어 번역이 뒤따른다

발표를 준비하는 듯

격식을 차린 목소리로

영어와 일본어를 교차로 구성했다

 

그 젊음에 

잠시 일손을 멈추고

들어보는데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불쑥  침묵이 흘렀다

왜 그래?  그 다음은

 

갑작스레 실연의 상처가 찾아든 것일까

혹은 깊은 사색의 늪으로

끌려들어간 걸까

바람이 불어와도

두 번 다시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남은 것은 라일락 향기뿐

 

원문은 모르지만

그 뒤는 내가 이어볼게

그래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살아가야만 해

이유는 모르지만

살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들의 편이 되어

 

이바라기 노리코, 「처음 가는 마을」에서

 

《Spring day at a thaeched house with blooming lilacs,1925》 Peder Mork Monsted


 

 

원문은 모르지만

그 뒤는 내가 이어볼게

.. 이 대목에서 웃음이 나왔다.

나의 내면의 목소리와 닮아서.

내가 자주 하는 놀이라서.

 

그럼 나도 이어볼게.

그래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까지 완주해야 해.

나의 창조주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어. 나는 다시 일어날 거야.’

 

- 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