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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눈은 내리네> 이장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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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눈은 내리네> 이장희

His 제이 2024. 1. 31. 07:16

 

눈은 내리네

 

이 겨울의 아침을

눈은 내리네.

 

저 눈은 너무 희고

저 눈의 소리 또한 그윽하므로

내 이마를 숙이고 빌까 하노라.

 

님이여 설운 빛이

그대의 입술을 물들이나니

그대 또한 저 눈을 사랑하는가.

 

눈은 내리어

우리 함께 빌 때러라.

 

이장희 , 新民[신민] 1927. 6

《Winter Landscape with a church, 1925》 Konstantin Gorbatov


 

 

눈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그 소리는 그윽하다니.

놀랍다.

 

저 눈은 너무 희고

저 눈의 소리 그윽하며

나 또한 저 눈을 사랑하니,

 

두 눈을 감고

이마를 숙여 빌고 싶다.

나의 주홍빛 같은 죄를

눈보다 희게 덮어주신

어린 양에게.

 

J

 

 

 

 

 

이장희 (1900~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