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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오프라윈프리 #10우정

His 제이 2023. 2. 15. 08:24
나는 내가 우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친구 게일과 함께 쉐비 임팔라를 타고 열하루에 걸쳐 국토횡단여행을 떠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우리 둘은 이십대 초반부터 절친한 벗이었다.

힘들 때 서로를 도왔고 같이 휴가를 보냈으며 내가 발간하는 잡지 일도 함께했다.

그런데도 배워야 할 것이 더 남아 있었던 것이다.
2006년 메모리얼데이에 우리는 ‘쉐보레를 타고 미국 구경하기’에 나섰다.

... 캘리포니아 집의 진입로에서 차를 빼 도로로 나왔을 때 우리는 성악가처럼 비브라토를 섞어가며 시끄럽게 쉐보레 CM송을 불러 젖혔고, 그런 우리의 모습이 우스워서 깔깔거렸다.

여행이 3일째에 접어들어 애리조나 주 홀브룩 근처에 왔을 때 우리는 입안에서 곡조를 웅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5일째에 콜로라도 라마에 닿았을 무렵엔 누구도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여행은 매우 고됐다. 눈앞에는 끝없이 도로만 뻗어 있었다.

운전밖에 할 것이 없었다. 하루 여섯 시간, 다음 날은 여덟 시간, 그다음 날은 열 시간...

게일은 자기가 운전할 차례가 되면 계속 음악을 틀어놓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나는 조용히 있고 싶었고, 내 입에서는 “홀로 생각에 잠기고 싶다”는 말이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게일이 큰 소리로 노래 부르는 것을 들으며, 나는 이 친구가 모르는 노래가 이 세상에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운전을 할 때 친구가 침묵을 견딜 수 없었던 것처럼, 나는 친구의 노래를 견딜 수 없었다.

나는 인내심을 배웠고, 인내심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을 때 결국 귀마개를 샀다.

우리는 매일 밤 다른 호텔에 여장을 풀며 기진맥진해 했지만, 자신들을 농담의 대상으로 삼아 웃을 여유는 있었다.

그녀는 능숙한 운전자로, 펜실베이니아 유료 도로의 곡선 차선을 여유롭게 타고 찬찬히 뉴욕으로 향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콘텍트렌즈를 너무 오래 낀 탓에 펜실베이니아에 닿았을 무렵엔 눈이 몹시 피로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주유소에서 산 치토스와 돼지껍질 과자를 더는 먹지 않아도 된다는데 안도하며 우리는 조지워싱턴교로 다가갔다.

땅거미가 졌고 빠르게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그때 게일이 말했다.

“진짜 이런 말 하긴 싫은데, 나 눈이 안 보여.”

“눈이 안 보인다니 무슨 뜻이야?”

나는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헤드라이트가 막 번져 보여. 너한테도 그렇게 보이니?”

“어... 아니, 안 그래! 차선을 분간할 수는 있어?”

내 목소리는 고함으로 변했다.

순간 눈앞에 신문의 머리기사가 떠올랐다.

‘두 친구, 조지 워싱턴교에서 사고로 여행을 마감하다.’

어디에도 차를 세울 만한 데가 없었고 다른 차들이 빠르게 지나치고 있었다.

게일이 말했다.

“난 이 다리를 아주 잘 알아. 그래서 우리가 지금 괜찮은 거야. 나한테 생각이 있어. 톨게이트에 닿으면 차를 세우고 콘텍트렌즈를 뺀 다음에 안경을 쓰는 거야.”

톨게이트까지는 아직도 한참 남았다.

“내가 뭘 하면 좋을까?”

나는 거의 겁에 질려 물었다.

“내가 대신 운전대를 돌려줄까?”

“아니, 흰색 차선에 딱 붙어서 가면 돼. 그건 됐고, 네가 나 대신에 렌즈를 빼고 내 안경을 써줄 수 있어?”

그녀가 농을 쳤다. 적어도 나는 농담이었다고 믿고 싶다.

“게일, 네 생각은 위험한 데다 불가능해.” 내가 말했다.

“못하겠으면 에어컨이나 좀 틀어. 땀이 나네.” 게일이 답했다.

우리는 둘 다 땀을 줄줄 흘리며 톨게이트로 향했다. 그리고 안전하게 뉴욕으로 진입했다.

우리 뒤를 따르던 스태프들은 훗날 다음과 같은 문구를 넣은 티셔츠를 만들어 입었다.

‘나는 이 일주여행에서 살아 돌아왔다네.’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이 뭐냐고?

친구와 함께 좁은 공간에 갇혀 열하루를 보낸 후 웃으며 그곳에서 나올 수 있다면, 당신과 그 친구는 진정한 벗이다.


출처 : 오프라 윈프리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중에서 - Fin -




게일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를 때, 조용히 있고 싶은 자신의 성향과 충돌하면서 오프라는 얼마나 마음고생했을지...

오프라가 침묵을 원할 때, 침묵하는 것이 견디기 어려운 자신의 성향과 충돌하면서 게일은 또 얼마나 마음고생했을지...

이럴 때 우정을 지키려면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인내하기를 선택해야하죠.

참 쉬운일은 아니지만 참 가치있는 일이예요.

서로 다른 성향을 맞춰가는 과정은 무척 까다롭고 힘들며, 자존심도 포기해야하는 고통이 따르죠.

상대방을 나에게 맞추려하지 않고, 내가 맞추어가기를 주저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 그것이 진정한 존중이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를 만나서 행복하다는 말대신, 누구를 만나든 맞추어가고 사랑하겠다는 마음가짐때문에 우정도 사랑도 두렵지 않은 우리이기를 바래봅니다 :)















간절히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