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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詩 <살아 있는 날은> 이해인 본문
살아 있는 날은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 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2013, 이해인 「나를 키우는 말」에서
인생을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이야기의 주인공.
「몇 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태어나서 숨 쉬고 있는 모든 날들이 나의 이야기.
때론 지워버리고 싶은 날도 있고,
소중하게 기억하고 싶은 날도 있고,
그저 그런 날도 있다.
그러나 모두 유의미한 기록들.
근래 가슴 따뜻한 이야기 하나가 있었다.
☘️지난주 실외활동 시간에 산책을 하다가 아이들과 함께 토끼풀을 뜯어왔다. 아이들에게 꽃반지, 꽃팔찌를 만들어 주는데 그걸 유심히 지켜보던 우리 반 봄이.

봄이가 내 앞에 와서는 "떤땐밈 파찌 망드러주까?(선생님 팔찌 만들어줄까?)"하고 그 특유의 귀여운 말투로 물어본다. 나는 웃음을 꾹참고 순순히 팔을 내맡기고..

본 건 있어서 일단 팔에 둘러 보는 봄이. 요렇게 하는 거 맞아요?라고 묻는 듯한 표정.. 손가락에 힘준 모습,넘 사랑스럽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데.. 봄이야 난 얼마든지 기다려줄 수 있어. 하고 싶은대로 다 해봐 :)

얼추 비슷하다. 관찰력이 대단한 봄이.

잠시 다른 아이들에게 갔다 오는 사이, 봄이는 그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자기 팔목에 있던 팔찌는 다 빼버리고 오로지 나에게 팔찌를 채워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봄이의 진지한 표정. 이러한 방식으로 나를 대해주고 사랑해주어야 함을 느낀다. 나도 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또 나와 연결된 사람들을 사랑해야지.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혼자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님을 늘 인식한다. 나의 창조주와 함께 써 내려가는 것이라고.. 나의 인생이 그가 기뻐하시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다. 그가 원하시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어쩜 이런 표현을.. 우리가 섬기는 그분을 위하여 자신이 소멸하겠다니.. 너무 멋진 표현. 나의 이야기에 그분이 뚜렷이 드러나시는 삶. 그러한 삶을 오늘도 내가 살고 있기를 바란다.
- J -
시인 이해인 1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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