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Tags
- 너를 모르는 너에게
- 가을시
- 위로시
- 미움받을 용기
-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희망시
- 나태주
- 주민현
- 사랑시
- 자존감회복
- 마음챙김의 시
- 나선미
- 자존감
- 겨울시
- 가을 시
- 그리움의 시
- 윤홍균
- 좋은시
- 자존감수업
- 힐링그림책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
- 류시화
- 힐링 그림책
- 외모 자존감
- 윤동주
- 봄에 읽기 좋은 시
-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
- 감성시
Archives
- Today
- Total
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詩 < 서시 > 한강 본문
서시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
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이 애쓰고
끝없이 집착했는지
매달리며
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
때로는
당신을 등지려고 했는지
그러니까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
그 윤곽의 사이사이,
움푹 파인 눈두덩과 콧날의 능선을 따라
어리고
지워진 그늘과 빛을
오래 바라볼 거야
떨리는 두 손을 얹을 거야
거기,
당신의 뺨에,
얼룩진.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에서

운명,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
나는 두려워하게 될까,
기뻐하게 될까.
두려움과 기쁨이 공존할 수도 있겠지.
어느 편이든 받아들일게.
적어도 변명하거나 피하진 않을 거야.
당신이 나를 정한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을 결정한 것일 수도 있으니.
- J -
한강 (韓江 1970 ~ )
'위로가 되어 줄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詩 < 보는 대로 보이는 영혼의 눈 > 나선미 (2) | 2024.11.14 |
---|---|
시詩 < 그리고 꽃이 되었다 > 나선미 (0) | 2024.11.11 |
시詩 < 스무 살 > 나선미 (1) | 2024.11.07 |
시詩 <그댄 내게 그런 사람이라> 이경선 (1) | 2024.11.06 |
시詩 < 그대로의 그대로를 아껴요. > 나선미 (0) | 2024.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