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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 기억하는 빛 > 주민현

His 제이 2025. 1. 27. 20:08

 

기억하는 빛 

 
만져서 훼손된 것은 변상하셔야 합니다
가게에 쓰인 문구를 따라 읽는다
 
훼손된 삶
복구되지 않은 영혼의 일부
 
그것에 대해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 미술관에 간다
 
인생은 축제이자 기쁨이고 사랑이라고
말한 앙드레 브라질리에에게도
죽은 자식이 있고
그것이 그의 그림들을 얼마간 슬프게 만든다
 
장밋빛 하늘로 향하는 요트 경기*
보고 있다
 
접시마다 가게마다
진저브레드와 눈꽃과 산타와 순록이 가득한
크리스마스이브이고
 
그래도 세월은 때때로
꽃을 등 뒤에 숨기고 놀래키려는 사람처럼
기쁨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떠난다는 건 무슨 뜻이야?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야?
 
크리스마스의 고요한 안식을 바라는
인공 빛과 로봇과 사람이 가득하다
 
다정한 선생님과 친구들이 오래된 교탁이 수수깡이
지난 삶에 놓인 꽃다발 같고
 
빛은 회랑 아래를 걷는 두 사람을 천천히 비춘다
 
영원히 다시 볼 수 없을
사람을 기억한다는 것
 
귤 뜯는 소리가 조용히
맛있는 냄새가 고요히
이것을 여기에 없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
 
생분해
모두 지워지고 사라지는 것
 
돔을 이루는 부드러운 건물들
여기에 없는 곳으로 건너가고 싶다
 
폴란드에서는 낭독회를 할 때 한 자리를 비워두는데
그것은 영혼의 자리라고 해요**
 
그 자리에 고요히 앉아 있을 사람을 떠올린다
 
독감은 괜찮으신가요
어제 아침부터 괜찮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떠나면 언제부터 괜찮아지나
 
어디선가 와하하 웃음이 터졌다
거리 한쪽은 완전히 텅 비었다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그림
**카페 ‘밑줄’의 듀엣 낭독회에서 김현 시인의 말

주민현,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 에서
Gary Bunt 作

 
 
 
그래도 세월은 때때로
꽃을 등 뒤에 숨기고 놀래키려는 사람처럼
기쁨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 모르지 않는다.
인생은 고통으로도 가득 차 있지만
기쁨으로도 가득하다는 것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 것을..
모순으로 가득 찬 세상,
그러나 살아 볼 법한 세상.
이 세상에서 써 내려가는 나의 이야기,
훗날 내가 안고 떠나갈 기억의 빛은 무엇일까.
 
 
 
 
 
 
 

-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