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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김영랑

His 제이 2025. 4. 3. 21:31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젓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김영랑 1930.《시문학》 2호
Ann Mortimer 作

 


 
 
 
봄이 되니 어김없이 떠오르는 시.
그의 시는 어쩜 이렇게 밝고 명랑할까.
일제 치하의 어둠 속에 쓰인 이 시에서
완연한 봄이 느껴진다.
(그의 내면세계가 정말 궁금하다.)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 살고 있으면서도
하루에도 열두 번씩 내 마음은 어둡기만 한데..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이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된 하루.
 
 
 
 
 
 
 

-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