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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자라는 마음> 이경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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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자라는 마음> 이경선

His제이 2025. 5. 28. 22:33

 

자라는 마음

 
봄장마에 사흘 비가 오고
나흘은 바람이 불었다
 
투둑투둑 비 내리는 날에는
꽃모가지 떨어질까
걱정하였고
 
거센 바람 불어오는 날에는
피워낸 생기 사그라질까
걱정하였다
 
철따라 자라는 마음이 있다
 
휘영청 달 밝은 날에는
먼 당신 제 길 찾아오실까
 
혹 길 잃으실까
염려하였고
 
소복이 눈 쌓인 날에는
오실 당신 발자국 보일까
 
목 내밀어
밤중을 살피곤 하였다

 

이경선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에서

《Peach Trees in Blossom》 Vincent van Gogh


 

 

 

 

철따라 자라는 마음이 있다지.

먼 당신

제 길 찾아 올까,

혹 길 잃지 않을까,

오실 당신

발자국 보일까,

목 내밀어 살피곤 했던 마음.

이제는 올 수 없는 길,

여전히 자라는 마음.

 

 

 

 

 

 

-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