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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 < 기도 > 헤르만 헤세 본문
나태주 엮음,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
기도
하느님이시여, 저를 절망케 해 주소서
당신에게서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절망하게 하소서
나로 하여금 미혹의 모든 슬픔을 맛보게 하시고
온갖 고뇌의 불꽃을 핥게 하소서
온갖 모욕을 겪도록 하여 주시옵고
내가 스스로 지탱해 나감을 돕지 마시고
내가 발전하는 것도 돕지 마소서
그러나 나의 자아가 송두리째 부서지거든
그때에는 나에게 가르쳐 주소서
당신이 그렇게 하셨다는 것을
당신이 불꽃과 고뇌를 낳아 주셨다는 것을
기꺼이 멸망하고 기꺼이 죽으려고 하나
나는 오직 당신의 품속에서만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헤르만 헤세
시인은 기도한다. 자신에게 절망하게 해달라고.
온갖 슬픔, 온갖 고뇌, 온갖 모욕 겪게 해달라고.
자신을 돕지 말아 달라고.
그렇게 그는 자아가 송두리째 부수어지길 바라며 기도하고 있다.
행복을 기원하는 인간의 본능과 정반대의 기도를..
그의 시 속에서 느껴지는 간절함.
자신이 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아무리 제 뜻대로 살아보려 해도 모든 주권이 신께 있음을,
그 분만이 선을 위하여 고통을 허락하실 수 있음을 알게 해 달라는 기도로 와닿는다.
얼마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시와 닮은 기도를 했었다.
내가 붙들고 있던 자아가 내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하셨을 때.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애쓰던 수고들,
그 깊은 내면의 동기를 들여다보면 그것은 단지 나의 자아를 팽창시키는 헛수고였을 뿐임을 알게 하셨다.
내 자아를 본래의 주인께 드리고 나니 말할 수 없이 가볍고 편하다.
세상은 이해하지 못할 말들..
어쩌면 당신은 이해할 수 있을 말들..
이 자유함을 함께 누렸으면 하고 바라본다.
Hermann Karl Hesse (1877~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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